개입·문의 줄어…"조직 내 불신 조장" 우려도
문의받고 신고 안 한 경찰관 견책 이상 징계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경찰이 직원 간 '사건 문의·사적 접촉 금지 제도'를 훈령에 명문화해 10월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갔다. 일선 경찰서 수사관들은 제도 시행 초기지만 부당한 사건 개입이나 문의가 크게 줄어 수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15일 충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장윤기 사건이 불거진 후 내부 지침으로 운영해 온 제도를 '경찰청 공무원 행동강령'에 명문화했다. 사건 문의 금지와 사적 접촉을 차단하는 내부 통제 장치를 강화한 것이다.
개정된 행동강령에 따라 경찰관은 자신이 담당하지 않는 사건에 대해 문의하거나 사건 관련 정보를 전달하면 징계받는다. 직무상 알게 된 정보를 제공하거나 사건처리와 관련해 특혜 또는 편의를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다만 범죄 예방과 피해자 보호, 공보 등 소관 직무를 수행하기 위한 행위나 자신이 당사자인 사건에 대해 적법한 처리를 요구하는 행위는 예외로 인정된다.
사건 문의를 받으면 바로 신고해야 한다. 신고 의무를 이행한 경찰관을 보호하고 포상할 수 있도록 규정도 신설했다.
사건을 문의하거나 수사 정보를 제공한 경찰뿐 아니라 신고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경찰도 '견책' 이상의 징계를 받도록 했다. 중요 수사·단속 정보를 누설하거나 유출하면 '해임' 이상 중징계를 받을 수 있다.
사건관계인과의 사적접촉에 대한 통제도 강화해 피의자와 피해자, 고소인, 변호인 등 사건관계인이나 성매매 등 위법행위가 이뤄지는 업소 관계자와 공무 수행 이외의 목적으로 접촉할 수 없다.
현직 경찰관 A씨는 "제도 시행 전에는 상급자나 친분있는 직원들이 수사와 연관된 피의자나 참고인이 조사받을 때 친절하게 대해 달라는 부탁을 으레 받곤 했지만, 최근에는 이런 전화가 전혀 없다"며 "외부의 영향에서 벗어나 사건 자체에 집중할 수 있는 수사 환경이 조성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B씨는 "민감하거나 동료 직원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건을 수사할 때 다소 부담이 있었지만, 이제는 선입견 없이 피의자와 참고인을 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것 같다"며 "개인적인 요청이 들어오더라도 행동 강령을 근거로 거절하고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반면 신고 의무 위반에 대한 징계가 과도하다는 우려도 있다.
C씨는 "사건 관련 문의를 받고도 신고하지 않은 경찰관을 견책 이상 징계하도록 한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면서 "조직 내 불신을 키울 수 있고, 제도가 악용돼 승진 등 경쟁 관계에 있는 동료를 의도적으로 곤란하게 하거나 직원 간 갈등을 부추기는 방향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충북경찰청 감사계 관계자는 "부당한 문의를 받았다면 신고하는 것이 수사관의 당연한 책무"라며 "수사에 부당한 개입이 이뤄지지 않도록 철저히 지도하고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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