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국방부 "현재 시속 160㎞까지 이동 중 연결 품질 개선"
젤렌스키 고문 "파트너, 몇 안 되는 우크라 방어 수단 빼앗아"
머스크 "속도 제한, 미군·대통령 결정" 러 "군사적 이용 안 돼"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우크라이나 당국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밤부터 스페이스X가 개발한 군사용 위성통신 시스템인 스타실드 단말기에 사전 통보 없이 이동 중 속도 제한이 적용된 이후 무인 시스템 운용과 병참, 정찰, 통신 중계 등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스페이스X 창업자 일론 머스크는 러시아가 2022년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한 직후 우크라이나에서 상업용 위성 인터넷 서비스인 스타링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군의 통신과 드론 등 무인 시스템 제어에 폭넓게 활용돼 왔다. 스타실드는 스타링크를 기반으로 정부·군·정보기관용으로 개발됐다.
복수의 우크라이나 국방부 소식통들은 이날 RBC-우크라이나와 인테르팍스 우크라이나 등 현지 매체에 "이날 밤 스타실드가 시속 160㎞를 초과하는 속도에서 작동이 제한되는 현상이 확인됐다"며 "다만 정확한 속도 기준은 아직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병참과 무인 시스템 운용, 미들 스트라이크 드론 사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현재 무엇이 제한을 초래했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소식통은 "국방부가 미국과 스페이스X,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파트너들과 접촉하고 있다"며 "예비 통신망을 점검하고 이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무선 통신 전문가인 세르히 베스크레스트노우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도 14일 텔레그램에 "오늘 밤 스페이스X가 이동 중 스타링크 단말기의 작동 속도에 제한을 도입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며 "현재 이 제한은 스타실드 서비스의 군사용 서비스 패키지에 적용되며 시속 100마일(약 161㎞)로 설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방위군은 이러한 제한에 대해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고 이로 인해 여러 임무가 무산됐다"며 "이번 조치가 우연일 수 없으며 현재의 정치적 상황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했다. 다만 스타링크 제한이 미국의 대우크라이나 압박과 관련됐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스타링크는 현재 우리 영공을 제트 추진 드론 샤헤드로부터 방어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인 요격 드론에 사용되고 있다"며 "사실상 파트너들은 자신들의 조치로 제트 추진 '샤헤드'로부터 우리나라를 방어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수단 가운데 하나를 우리에게서 빼앗고 있다"고 반발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일각에서는 시속 160㎞ 이하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온다. 우크라이나 공중강습군 제7신속대응군단은 훌랴이폴레 방면에서 드론이 시속 110∼120㎞로 비행할 때도 연결이 10∼20초 동안 끊겼다고 밝혔다.
군단은 14일 소셜미디어 텔레그램 채널에 "문제는 군사용 패키지인 스타실드와 관련돼 있다"며 "이 패키지는 이전에는 데이터 전송 속도 제한이 없었다. 이번 변경은 비행 중 제어를 위해 스타링크에 의존하는 드론의 운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이어 "우리 측 관측에 따르면 무인기(UAV)는 불과 시속 110~120㎞로 비행할 때도 10~20초 동안 통신이 끊겼다"며 "기체는 계속 이동했지만 이 같은 통신 중단으로 기체를 제어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군단은 무인기의 비행 속도를 낮추는 것은 추가적인 위험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속도가 느려진 표적은 적의 공격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군단은 "고속 드론을 발사할 때는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며 "일부 기체, 특히 '미들 스트라이크(Middle Strike)' 범주에 속하는 기체는 발사 과정에서 비교적 높은 속도에 도달해야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통신이 불안정해지면 해당 기체를 발사하거나 원래 의도한 방식으로 운용하는 것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영향은 이미 실제 작전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오늘 하루가 시작된 이후 훌랴이폴레 전선의 제7신속대응군단 책임구역에서 작전 중인 한 무인체계 부대는 통신 문제로 일부 임무를 취소해야 했다"고 했다.
미하일로 페도로우 전 국방장관의 고문을 역임한 세르히 스테르넨코는 텔레그램에 군인들의 보고를 인용해 시속 60∼70㎞부터 스타쉴드 연결이 끊기기 시작한다고 주장했다. 스타링크 단말기는 정상 가동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키이우 인디펜던트 등 취재진에 스페이스X는 여전히 시속 161㎞ 제한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14일 하루 동안 실제 제한 속도는 이보다 상당히 낮았지만 현재는 시속 160㎞까지 이동 중 연결 품질이 개선된 것으로 관찰된다고 밝혔다.
페도로우 전 장관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시속 최대 160㎞로 이동할 때 스타링크 연결이 복구되고 있다"고 했다.
페도로우 전 장관은 머스크를 지목해 "스타실드의 속도 제한을 완전히 해제하는 것은 이제 우크라이나의 방위에 매우 중요하다"며 "계속해서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머스크와 협상해 러시아군이 사용하던 미승인 스타링크 단말기를 비활성화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머스크는 페도로우 전 장관의 엑스 게시물에 댓글로 "스타실드 시스템은 미국 정부가 소유하고 통제한다"며 "속도·사용에 대한 모든 제한은 미국 군 당국과, 최종적으로는 미국 대통령(POTUS)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스타링크는 스페이스X가 소유하고 통제하는 상업용 서비스"라며 "스타링크의 사용은 민간 또는 방어적 활동으로 제한되며 공격적인 군사행동에는 사용할 수 없다. 그렇게 하는 것은 상업 기업으로서 적절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러시아는 스타링크 등 기술이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은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스타실드 속도 제한과 관련해 "언론 보도를 읽은 것 외에는 우리에게 알려진 것이 없다"면서도 "스타링크와 같은 훌륭한 기술이 군사적 목적으로 전혀 사용되지 않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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