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넛 필링처럼 보이는 게 전부 아냐"
"겉과 속 다른 짜릿함"…소설 '도넛'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안에 뭐든 넣을 수 있어서 나는 도넛을 사랑했다. 앞으로 이야기할, 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7쪽)
'도림'은 자신의 이름을 딴 가게 '도림도넛'을 여의도에서 운영한다. 개업 1년 채 안 된 신규 가게는 아침부터 오픈런을 해야 하는 이른바 '핫플레이스'다. 도림에게 도넛은 남다르다. 안에 넣는 재료에 따라 무수히 다양한 음식으로 탄생할 수 있기에 가장 완벽한 음식으로 생각한다.
하루는 평온한 도림의 삶에 균열이 생긴다. 어느 날 한 손님은 가게에서 먹은 도넛을 먹고 소리친다. 도넛에 들어있으면 안 되는 필링이 들어가 있었다. 도림은 '도넛 테러'를 한 범인을 잡으려고 애를 쓰고, 친구 '지희'에게 사건에 대해 말한다. 그러다 도림은 지희로부터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지희는 가게 직원들이 범인임을 의심하지만 도림은 믿지 않는다. 그러다 지희는 도림에게 "다 너를 싫어해"라고 말한다.
소설가 장진영이 3년 만에 선보이는 '도넛'(문학동네)은 갈라보기 전엔 속을 알 수 없는 도넛처럼 펼쳐보기 전까지는 짐작할 수 없는 짜릿함과 살벌함을 담고 있다. 이처럼 도림은 이날 사건을 계기로 전혀 다른 일상을 맞이한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그 속에는 다른 이야기가 있다는 점을 깨닫는다.
저자는 겉이 전부가 아니란 점을 보여준다. 베어 먹을 때까지 도넛이 어떠한 필링으로 차 있는지 알 수 없듯 우리 삶도 그렇다는 점을 은유적으로 묘사한다. 평화로웠던 삶이 한순간에 전복되는 도림을 통해 우리도 모르는 사이 새로움을 맞이할 수 있는 점을 보여준다.
"달콤함은 죄악이었다. 그걸 탐하는 바람에 모든 게 망가지지 않았는가." (2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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