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퐁피두 분관 건립 중단…라 스칼라 공연도 무산

기사등록 2026/10/14 10:49:11

전재수 시장 "환경·공공성·재정 부담 고려"

오페라하우스 2028년 정식 개관…북항 복합문화전시공간 조성 추진

[부산=뉴시스]원동화 기자 = 전재수 부산시장이 14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9층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과 부산오페라하우스 개막작 라 스칼라 공연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2026.10.14. dhwon@newsis.com
[부산=뉴시스]원동화 기자 = 부산시가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 사업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개막작으로 추진했던 라 스칼라 초청공연도 무산됐다. 오페라하우스는 올해 말 준공한 뒤 시설 점검과 시범공연을 거쳐 2028년 정식 개관한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14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기자회견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문화분야 주요 현안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발표했다.

전 시장은 “숙의 과정에서 나온 의견과 사업 여건을 종합한 결과,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 사업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며 “라 스칼라 공연도 부산오페라하우스 개막작으로 초청하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시는 정책점검단과 운영자문단, 시민토론회, 여론조사 등을 통해 두 사업을 검토했다. 이후 문화협력위원회 심의와 지난달 30일 문화 타운홀 미팅을 거쳐 시민 의견을 수렴했다.

퐁피두센터 부산분관 건립 중단 이유로는 이기대 자연환경 보전, 계약상 부산시의 권리와 공공성 확보 문제, 장기적인 재정 부담, 지역 예술계와의 공감대 및 동반성장 계획 부족 등을 제시했다.

시의회·시민단체·전문기관이 추천한 18명으로 구성된 정책점검단은 찬반 견해차로 단일 권고안을 채택하지 못했지만, 다수 의견은 사업의 주요 조건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문화협력위원회에서도 반대 의견이 많았고, 조건부 찬성 위원들도 환경훼손 등을 이유로 이기대 입지 재검토를 요청했다.

전 시장은 "세계적인 미술관은 필요하지만, 이기대의 자연을 훼손하면서까지 이곳에 지어야 할 이유는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정 부담도 판단 근거가 됐다. 사업계획 수립 용역에서는 건립에 시비 약 1100억원, 운영에 매년 약 125억원이 필요한 것으로 제시됐다. 점검단에서는 경제성 분석 결과의 신뢰성이 부족해 시 재정이 장기간 감당할 수 있는지 다시 살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시는 제공받을 작품과 콘텐츠를 구체적으로 보장할 계약조건 개선이 필요하고, 기존 미술관과의 역할 분담이나 부산 작가들의 참여 기회도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대신 부산시립미술관(해운대구)과 부산현대미술관(사하구)의 전시·연구·소장 역량을 높이고 해외 미술관과의 교류를 확대한다. 북항에는 전액 국비로 연면적 약 5000㎡, 전시공간 약 3000㎡ 규모의 복합문화전시공간 조성을 추진한다. 2030년 하반기 개관을 목표로 해양수산부·부산항만공사와 협의 중이다.

라 스칼라 초청공연은 숙의 과정에서 조건부를 포함한 찬성 의견이 많았지만, 재정 부담을 줄이고 지역 예술인의 참여와 교육으로 이어지는 협력계획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제기됐다.

[부산=뉴시스] 진민현 기자 = 30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전재수 부산시장이 '문화기본도시 부산, 시민이 묻고 부산이 답하다' 라는 주제로 열린 두번째 타운홀 미팅에서 시민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09.30 truth@newsis.com
시는 검토 결과 재원 조달의 불확실성, 지역 예술계에 남길 성과 부족, 공연장과 운영체계의 준비 상태 등을 문제로 꼽았다. 특히 기업 기부와 협찬 규모가 당초 계획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 시장은 "재원 조달이 계속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연을 확정하는 것은 책임 있는 행정의 자세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예정대로 올해 말 준공한다. 내년 상반기 시설의 안전성과 성능을 점검하고 하반기 시범공연으로 운영과 관객 서비스를 안정화한 뒤 2028년 정식 개관할 계획이다.

조유장 문화국장은 "전쟁 상황이 길어져 내장재 등 물류가 늦어지고 있지만 현재 주말 공사 진행 등을 통해 공사 중"이라며 "올해 12월31일까지는 준공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후 내년 1~5월까지는 무대 설비 및 하자 보수, 6~7월은 인력 투입 및 시운전 등을 거칠 예정이다.

2028년 진행될 개관 페스티벌은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함께 부산의 역사와 삶, 문화적 정체성을 담아 준비한다. 제작시스템을 구축해 예술인과 무대기술 인력이 경험과 전문성을 쌓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시는 운영이 안정된 이후 재원과 협력 방안을 마련해 라 스칼라 극장을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오페라 공연 초청을 다시 추진하기로 했다.

전 시장은 "전임 시장의 정책이라고 무조건 뒤집지도, 이미 시작된 일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는 선택도 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다"며 "문화예술인들께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것이 기회가 되고, 시민들께는 부산에 사는 것이 문화적 자부심이 되도록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dhwo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