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호황에 3분기 실적 급증 예상…마이크론·엔비디아가 증가분 3분의1 이상
美 전체 기업 세후이익도 18.2%↑…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소득 비중은 최저권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주요 상장기업의 3분기 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이익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소수 AI 관련 기업에 집중됐고 미국 경제에서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소득의 비중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액시오스는 13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팩트셋과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자료 등을 인용해 미국 기업들이 기록적인 이익을 거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업들의 호실적은 증시를 떠받치고 있지만 미국인들의 경제에 대한 불만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미국 주요 상장기업 500곳으로 구성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기업의 올해 3분기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JP모건체이스와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금융사들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3분기 어닝시즌도 본격화했다.
이익 증가의 중심에는 인공지능(AI) 산업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AI 인프라 관련 종목들이 S&P500 전체 이익 증가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벤 스나이더 골드만삭스 미국 주식 수석 애널리스트는 S&P500의 3분기 이익 증가분 가운데 3분의 2 이상이 단 10개 종목에서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500개 기업 전체의 이익은 크게 늘지만 그 증가분은 소수 기업에 집중된다는 의미다.
특히 미국 메모리반도체 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와 AI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두 곳만으로도 S&P500 전체 이익 증가분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이익 집중은 올해 2분기에도 나타났다. 당시 S&P500 기업들의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0% 급증했다. 다만 이 수치에는 아마존과 구글 모회사 알파벳이 보유한 기술기업 지분의 가치 상승에 따른 대규모 평가이익이 포함됐다.
아마존은 AI 기업 앤트로픽의 지분 가치 상승으로 500억 달러(약 70조원)를 웃도는 이익을 회계상 반영했다. 이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해 벌어들인 영업이익과는 성격이 다른 비영업 평가이익이다.
이 같은 평가이익을 제외하더라도 미국 대기업의 실적은 강한 흐름을 보였다고 액시오스는 전했다. AI 투자 확대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등 관련 산업의 이익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업 이익의 급증은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미국 경제 전체를 대상으로 한 통계에서도 올해 2분기 세후 기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증가했다.
기업들이 생산활동으로 만들어낸 부가가치 가운데 세후 이익이 차지하는 비율도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 통계는 재고평가와 자본소모에 따른 조정을 반영한 것으로, 미국 내에서 발생한 기업 이익을 대상으로 하며 해외에서 벌어들인 이익은 포함하지 않는다.
반면 미국 경제에서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소득의 비중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이익은 크게 늘어나는 가운데 노동자들이 경제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몫은 줄어든 것이다.
이른바 '노동소득분배율'은 경제 전체에서 만들어진 소득 가운데 노동자가 임금과 복리후생 등의 형태로 받는 비율을 뜻한다. 이 비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노동자의 임금이 반드시 줄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경제 전체 소득에서 노동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아졌다는 뜻이다.
액시오스는 기업들의 기록적인 이익과 노동 몫 감소 사이의 격차가 미국인들이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배경 가운데 하나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주는 AI 투자 호황을 미국인들이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현상도 이런 소득분배 구조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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