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검사기술 해외로 빼돌린 전직원들 '구속'

기사등록 2026/10/14 11:23:01 최종수정 2026/10/14 12:40:32

지식재산처·대전공소청, 3명 기소…달아난 주범 적색수배

국산화 첨단기술 유출 및 연 400억원 피해 날 뻔

해외서 제품 생산해 실제 시제품 납품까지

[대전=뉴시스] 14일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이 정부대전청사 기자실서 국내 반도체 핵심기술을 빼돌려 구속된 A씨 등 4명의 범행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ys0505@newsis.com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국산화에 성공한 반도체 검사 핵심기술을 해외로 빼돌려 현지서 제품을 생산하고 해외 반도체 기업에 공급한 국내 반도체 소부장기업 전직 직원들이 기술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기존 연봉의 2배를 제안 받고 해외 제조기업으로 이직한 뒤 자신들이 다니던 국내기업의 설계도면과 기술자료를 이용해 시제품까지 제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식재산처 기술유출특별사법경찰은 대전지방공소청 중대범죄기소2부와 함께 국내 E사의 반도체 검사 핵심기술인 프로브카드 기술을 빼돌려 해외서 제품을 생산한 전직 직원 A(45)씨를 부정경쟁방지법 및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B(40)씨와 C(4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중국으로 달아난 주범 D(58)씨에 대해선 여권 무효화와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이 사건은 지식재산처 기술경찰이 해외 기술유출 사범을 구속하고 공소청이 기소한 첫 사례다.

수사 결과, 이들은 피해기업의 해외 유통을 담당하던 현지 유통기업과 공모해 해외에 제조기업을 설립하고 지난 2023년 11월 해당 기업으로 옮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서 피해기업 전 임원인 D(58)씨가 A씨에게 이직을 제안했고 A씨는 다시 같은 회사 엔지니어였던 B씨와 C씨에게 합류를 권유했다. 이들은 기존 연봉의 2배를 받는 조건으로 이직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피해기업의 설계도면과 기술자료를 국내 설계기업에 제공하고 도면 수정을 지시, 제품설계를 완성한 뒤 해당 도면을 바탕으로 현지에 설립한 제조기업에서 시제품을 제작해 2025년 12월 해외 반도체 대기업에 납품까지 한 것으로 밝혀졌다..

유출된 프로브카드 기술은 메모리 반도체를 웨이퍼 상태에서 검사하는 데 쓰이는 핵심 기술로 프로브카드는 수천~수만 개의 미세한 핀을 반도체 칩에 접촉시켜 전기신호를 주고받으며 불량 여부를 확인하는 장비다. 핀의 위치 정밀도와 내구성, 대량 제작·조립 능력이 성능을 좌우한다는게 기술경찰의 설명이다.

이는 미국과 일본 기업이 시장을 선점해 온 분야로, 피해기업은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뒤 고대역폭메모리(HBM) 검사장비까지 개발해 국내외 주요 반도체 기업에 공급해 왔는데 이들의 기술유출로 해외 시장을 잃을 경우 연간 약 400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연우 지식재산처 차장은 "피의자들이 해외에 체류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해외 제조기업이 조달과 설계과정에서 국내 공급망을 이용한 단서를 포착, 7월 국내 설계기업을 압수수색했다"며 "이후 반도체 연구·개발 경험을 갖춘 전문 수사관을 투입해 압수자료를 분석, 출처가 삭제된 도면 및 기술자료가 피해기업의 기술을 바탕으로 작성·변형됐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정 차장은 "역외처벌 규정 등 범행에 가담한 해외 법인도 처벌하고 피해기업의 신속한 피해규제를 명문화할 수 있는 법령개정을 추진 중이다"며 "기업의 핵심기술이 국외로 유출되면 돌이킬 수 없기에 기술유출 사범을 검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출을 사전 차단하는게 더 욱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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