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시에 美항모 증기식 사출기 복귀 논란…해군은 성능 우려

기사등록 2026/10/14 11:53:06 최종수정 2026/10/14 13:08:24

트럼프, 증기식 사출기 도입계획 마련 지시

해군·WSJ 추적에도 조언자 신원 미확인

생산업체 부재에 설계 변경 비용도 부담

[크레타=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은 수병의 조언을 근거로 신형 항공모함에 구형 증기식 사출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십억 달러가 들 수 있는 무기체계 변경에 개인적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3월23일 그리스 크레타섬 하니아 인근 수다 해군기지에 미 해군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함이 정박해 있는 모습. 2026.10.14.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은 수병의 조언을 근거로 신형 항공모함에 구형 증기식 사출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십억 달러가 들 수 있는 무기체계 변경에 개인적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월 건조 중인 포드급 항모 'CVN-81'에 증기식 사출기와 유압식 무기 승강기를 설치하기 위한 계획을 마련하라는 국가안보 각서에 서명했다.

필요한 자원과 일정을 포함한 계획을 60일 안에 제출하도록 했다. 사출기는 짧은 비행갑판에서 항공기를 가속해 이륙시키는 장치다.

트럼프가 내세운 근거는 '빌 존스'라는 수병과의 대화다. 그는 해군에서 25년간 복무한 사출기 운용병이 전자기식보다 증기식이 낫다고 자신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전자기식은 MIT(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출신 천재가 고쳐야 하지만 증기식은 망치로 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해군과 WSJ 모두 존스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 해군은 생년월일 등 식별 정보가 없어 기록에서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두 방식의 정비 난도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설명이라고 지적했다.

현장 지휘관의 견해도 달랐다. 트럼프는 2018년 로널드 레이건함 함장에게 두 방식을 비교해달라고 물었다. 당시 패트릭 해니핀 함장은 증기식의 신뢰성을 인정하면서도 전자기식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행정부는 검증된 기술로 설계를 단순화해 항모 인도를 앞당겨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군은 증기식 복귀에 대규모 설계 변경이 필요하다고 봤다. 증기식 사출기를 생산하는 업체도 더는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크레타=AP/뉴시스] 13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원조차 확인되지 않은 수병의 조언을 근거로 신형 항공모함에 구형 증기식 사출기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수십억 달러가 들 수 있는 무기체계 변경에 개인적 경험이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은 지난 2월26일 그리스 크레타섬 하니아 인근 수다 해군기지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함이 출항한 모습. 2026.10.14.
신기술의 성능은 개선됐다. 대릴 코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은 올해 2월 시험에서 포드함의 전자기식 사출기가 증기식보다 좋은 성능을 보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자기식이 무장을 탑재한 항공기와 드론 운용에도 유리하다며, 구형 기술로 돌아가면 중국과의 기술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WSJ에 따르면 CVN-81의 함대 합류 예상 시점은 2034년이다. 실제 변경 여부는 후임 행정부와 의회의 판단에도 달려 있다.

훙 카오 미국 해군장관 대행은 지난 8월28일 메모에서 증기식 사출기 복귀를 포함한 여러 권고안에 대해 "이를 실행할지에 대한 논의는 끝났다"며 "이제 우리의 과제는 실행계획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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