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지 않은 삶 속…"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다"
[용인=뉴시스] 이준구 기자 = 넉넉하지 않은 살림살이와 불편한 몸에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먼저 생각한 80대 어르신의 선행이 지역사회에 깊은 울림을 전하고 있다.
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세월 끝에 내민 2195만원의 성금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삶의 무게와 이웃을 향한 따뜻한 사랑이 담겼다.
용인시는 지난 8일 처인구에 거주하는 80대 어르신 A씨가 이웃돕기 성금 2195만원을 기탁했다고 14일 밝혔다.
거동이 불편한 A씨는 성금을 전달하기 위해 직접 시청을 찾았다.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형편에서도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발걸음을 옮긴 것이다.
특히 현금다발 사이에 정성스럽게 끼워진 손편지는 성금의 액수를 넘어선 특별한 감동을 전했다. 편지에는 한평생 가족을 위해 살아온 A씨의 인생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나눔의 가치를 잊지 않았던 진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A씨의 남편은 탄광에서 일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다. 넉넉하지 않은 살림 속에서 A씨는 네 자녀를 키우며 숱한 어려움을 견뎌야 했다. 가족을 먹이고 입히며 자녀들이 바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헌신해 온 세월이었다.
그렇게 자녀들을 키워낸 A씨는 이제 자신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웃들을 돌아봤다. 평생의 삶 속에서 겪은 어려움이 있었기에 다른 이들의 고단한 형편도 누구보다 깊이 헤아릴 수 있었을 것이다.
A씨는 손편지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지만, 자녀들이 올바른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한 만큼 이제는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고 싶다"며 "성금이 외로운 어르신과 도움이 필요한 가정의 어린이들을 위해 사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기부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A씨가 자신의 선행을 세상에 드러내기보다 조용히 이웃을 돕고자 했다는 점이다.
용인시는 A씨의 따뜻한 뜻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직접 찾아가 인사를 전하고, 익명성을 존중하는 기부자를 위한 '샤이(shy) 나눔 휘장'을 전달했다. 샤이 나눔 휘장은 자신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보다 조용히 나눔을 실천하는 기부자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마련한 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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