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구원, 제조업 수출품 5185개 분석
경쟁력 하락 품목서 회원국 지표 모두 상승
자동차는 멕시코 영향 커…"통상 여건 점검"
[세종=뉴시스]이수정 기자 =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발효 이후 한국 수출품의 절반 가까이가 회원국 시장에서 경쟁력 지표 하락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선과 자동차 등 주요 제조업에서 지표 하락 폭이 크게 나타나면서 CPTPP 회원국과의 관세 등 통상 여건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CPTPP 발효 전후 우리나라의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CPTPP 발효 전인 2012~2018년과 발효 후인 2021~2024년을 비교한 결과, 한국 수출품 5185개 가운데 2474개(47.7%)의 경쟁력 지표가 하락했다.
한국의 경쟁력 지표가 하락한 품목을 15개 제조업종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동일 품목에 대한 CPTPP 회원국의 경쟁력 지표는 15개 업종 모두에서 상승했다.
한국의 지표 하락 폭은 비금속광물제품(-0.296)이 가장 컸으며 조선(-0.262), 디스플레이(-0.230), 자동차(-0.199)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조선업에서는 CPTPP 회원국의 경쟁력 지표가 0.125 상승하면서 한국과 회원국 간 격차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
주목할 점은 CPTPP 시장에서 경쟁력 지표가 하락한 품목 가운데 상당수가 다른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는 것이다.
경쟁력 하락 품목 2474개 중 796개(32.2%)는 CPTPP 비회원국 시장에서 지표가 유지되거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품목들의 경쟁력 지표 하락 폭 중앙값은 CPTPP 시장에서 -0.183이었던 반면, 비회원국 시장에서는 -0.035에 그쳤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는 멕시코 시장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한국의 경쟁력 지표가 하락한 자동차 품목을 분석한 결과, CPTPP 회원국의 경쟁력 지표는 전체 시장에서 0.047 상승했지만 멕시코를 제외하면 오히려 0.042 하락했다. 멕시코 시장에서만 0.312 상승한 점이 전체 지표를 끌어올린 셈이다.
연구원은 한국이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아 관세 여건에 차이가 있었던 점이 경쟁력 변화의 한 요인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주요 수출품 가운데 전기차의 경쟁력 지표는 발효 전 0.821에서 발효 후 0.498로 낮아졌다. 석유화학의 기초 원료인 파라자일렌은 0.763에서 0.020으로 급락했고, 1500~3000㏄ 승용차는 0.079에서 -0.044로 하락했다.
메모리 반도체와 기타 집적회로도 지표가 소폭 하락했지만 각각 0.382, 0.506을 기록하며 상대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유지했다.
산업연구원은 "한국이 CPTPP에 가입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질 경우 CPTPP 시장에서의 입지에 변화가 있을 수 있어 향후 관세 등 시장접근 조건 격차의 개선에 대한 압력 확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하락 품목을 대상으로 CPTPP 시장 내 경쟁력 변화 추이를 모니터링하는 한편, 지역적 관점에서는 멕시코와의 통상환경 변화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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