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와 협력해 초경량 '바인 로봇' 활용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소방청이 배터리 공장 화재 현장에 덩굴처럼 뻗어나가는 로봇을 투입해 내부 정찰에 성공했다.
소방청 국립소방연구원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유지환 교수 연구팀과 협력해 지난 8월 충남 소재 1차전지 제조공장 완제품 창고 화재 현장에 연성 이동형 '바인 로봇(Vine Robot)'을 투입해 내부 안전 상태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해당 공장은 철근 콘크리트 내진·내화 구조와 내화 격벽을 갖추고 배터리 보관 선반마다 자동확산소화기 등을 설치해 화재가 건물 전체로 번지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화재가 조기에 진압되면서 창고에 보관 중이던 군용 1차전지 팩 21만여개 중 상당수가 불에 타지 않은 채 고열에 노출된 상태로 남았다.
이들 배터리는 2024년 6월 경기 화성 아리셀 공장 화재 당시 연쇄 열폭주를 일으킨 배터리와 동일한 모델로, 추가 열폭주와 연쇄 폭발 위험이 있었다.
이에 따라 화재 진압 이후에도 약 2주간 소방대원의 내부 진입이 전면 통제됐으며 외부에서만 현장 상태를 관찰할 수 있었다.
국립소방연구원은 무한궤도형 장비나 4족 보행 로봇을 투입할 경우 장비의 무게로 바닥에 남아 있는 배터리에 압력이 가해져 추가 열폭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KAIST 연구팀과 협력해 무게가 가볍고 바닥에 가해지는 하중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바인 로봇을 투입했다.
바인 로봇은 압축공기를 주입하면 식물 덩굴이 자라듯 몸체가 길게 뻗어나가는 방식으로 움직인다. 바닥에 놓인 배터리에 물리적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좁은 공간을 통과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로봇 투입은 현장 외부에 방호벽을 설치한 뒤 특수 보호장구를 착용한 대원이 안전구역에서 원격으로 조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립소방연구원은 이번 정찰 과정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향후 군부대와 산업단지 등 대규모 1차전지 관련 시설 화재에 대비한 안전 정찰 매뉴얼 수립과 화재 원인 감식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 KAIST와 공동으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링컨연구소의 국가안보 연구개발 프로젝트에 제안 중인 재난로봇 개발 과제에도 관련 데이터를 활용할 예정이다.
김연상 국립소방연구원장은 "실제 화재 현장의 요구 조건과 극복 과제를 로봇 개발에 직접 반영해 대원의 안전을 확보하고 임무 수행을 지원하는 로봇 기술 고도화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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