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후도 왕비도 아닌 '나'…무대 위 펼쳐진 여성 서사

기사등록 2026/10/09 09:30:00 최종수정 2026/10/09 09:32:24

'엘리자벳'·'식스 더 뮤지컬' 등 여성 서사 부각

뮤지컬 '엘리자벳'에 출연 중인 배우 린아.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왕관이 그들의 삶을 설명해주지 않는다. 황후에게는 자유를 향한 갈망이, 왕비들에게는 역사에 가려진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다. 소녀에게도 이루고 싶은 꿈이, 여왕에게도 감춰온 모습이 있다.

뮤지컬 무대에서 여성들의 다채로운 삶이 펼쳐지고 있다.

'엘리자벳'과 '식스 더 뮤지컬'은 역사 속 여성들의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헬스키친'과 '겨울왕국'은 성장과 갈등, 관계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엘리자벳'(~11월 15일, 블루스퀘어 우리은행홀)은 오스트리아 황후 엘리자벳의 삶을 모티브로 한다.

오스트리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황후로 불렸지만, 그의 삶은 화려한 모습과 달랐다.

자유분방한 소녀였던 엘리자벳은 황후가 된 뒤 엄격한 궁정의 규율과 관습에 얽매이게 된다. 작품은 많은 이들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면서도 고독한 삶 속에서 끊임없이 자유를 갈망하는 엘리자벳의 인간적인 면모를 조명한다.

'식스 더 뮤지컬'(12월 15일~내년 3월 1일,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은 헨리 8세의 배우자였던 여섯 왕비 아라곤, 불린, 시모어, 클레페, 하워드, 파를 무대에 세운다.

역사 속에서 '헨리 8세의 아내들'로 기억돼 온 이들은 직접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각기 다른 개성과 음악 스타일을 지닌 여섯 왕비는 팝스타로 변신해 누가 가장 비극적인 삶을 살았는지 겨루는 콘테스트 형식의 콘서트를 연다. 그러나 경쟁이 이어질수록 누가 더 비극적인 삶을 살았는지보다 각자의 삶과 이야기에 더 큰 의미가 있음을 보여준다.

'헬스키친'(~11월 8일, GS아트센터)은 'R&B 여왕' 얼리샤 키스의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다.

무대 중심에는 키스가 투영된 10대 소녀 앨리가 있다.

뉴욕 맨해튼의 헬스키친에서 자란 앨리는 엄마의 보호와 간섭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첫사랑의 설렘과 아픔을 경험하고 엄마와 충돌하기도 하지만, 음악을 통해 새로운 꿈을 발견한다.

작품은 앨리가 가족과의 관계를 이해하고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아가는 성장기를 담아낸다.
뮤지컬 '겨울왕국' 공연 장면. (사진=에스앤코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명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를 무대로 옮긴 '겨울왕국'(~내년 3월 1일, 샤롯데씨어터)은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자매 엘사와 안나의 성장과 사랑을 보여준다.

자신의 특별한 능력을 두려워하며 세상과 거리를 두던 엘사는 점차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안나는 언니를 향한 사랑과 스스로의 선택으로 위기를 헤쳐나간다.

전통적인 공주와 왕자의 사랑 이야기에서 벗어나 자매가 각자의 두려움을 마주하고, 서로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