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상장폐지 절차 진행 중단 및 유예
시총 기준 200억원·동전주 퇴출 제도 영향
CMG제약·샤페론·랩지노믹스·조아제약 등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엠제약은 최근 시총 200억원 미달에 따라 상장폐지 위기에 놓였다. 이에 회사는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 결정에 대한 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본안판결 확정까지 절차가 중단됐다.
법원은 시가총액 기준 자체에 대해서는 목적의 부당성이나 과도함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으나, 상장법인의 이의신청 등 절차적 참여권 보장과 적용 시기의 조기화 측면에서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관리종목 지정 결정 효력정지 신청은 기각됐다.
거래소는 이에 따라 상장폐지 절차 진행을 중단하고 향후에도 유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시가총액 미달 시 관리종목 지정 조치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유사 분쟁 확산으로 인한 기업과 투자자의 불확실성을 방지하기 위해 관리종목 지정 후 이어지는 상장폐지 절차를 지난 2일부터 전면 유예한다는 것이다.
다만 가처분 인용 결정 이전인 지난 2일 이전에 이미 시가총액 미달로 상장폐지가 결정돼 거래가 정지된 8개 상장사에 대해서는 거래정지 조치가 지속된다.
케이엠제약에 대한 상장폐지 결정은 지난 7월 코스닥 상장유지 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진행됐다. 금융당국은 코스닥 상장사의 시가총액 기준을 기존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높였다.
시가총액이 200억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이후 90거래일 가운데 45거래일 이상 시가총액 200억원을 넘어서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게 되는 것이다.
주가가 1000원 미만 종목인 이른바 '동전주'에 대한 상장폐지 요건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코스닥 퇴출에 속도를 가할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거래소는 종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을 밑돌면 다음 날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도록 요건을 신설했다. 25거래일째에는 상장사가 지정 우려 공시를 내야 한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이후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연속으로 주가를 1000원 이상으로 회복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상장폐지 절차를 밟는다.
코스닥 상장유지 기준 강화로 업계에서는 '제2의 케이엠제약'이 줄줄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CMG제약, 샤페론, 랩지노믹스, 노을, 에이비온, 조아제약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퇴출 위기로 언급되는 상황이다.
CMG제약, 샤페론, 랩지노믹스, 노을, 에이비온 등 국내 기업 5곳은 주가가 1000원 미만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해 관리 종목에 지정된 바 있다.
조아제약은 지난 7일 시가총액이 200억원 미만인 상태가 연속해 25거래일 동안 지속됐는데, 5거래일 더 이어질 경우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주식병합, 감자 등을 통해 퇴출을 피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이는 동전주를 탈출하는 데에는 방법이 될 수 있어도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없기 때문에 실질적인 해법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상황에서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코스닥 상장기준 강화의 취지는 이해하지만, 연구개발 기간이 길고 투자 금액이 큰 산업의 특성을 반영해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부실기업을 시장에서 퇴출해 '옥석 가리기'를 하고, 투자자와 시장을 보호한다는 취지는 공감한다"면서도 "바이오산업은 연구개발 기간과 자금 투입 규모에 비해 성과가 나오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산업 특성을 고려해 제도를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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