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6분간 '위헌' 4번 작심 발언…"대통령·국회, 제청 관여 못 해"(종합2보)

기사등록 2026/10/06 23:29:47 최종수정 2026/10/07 00:14:28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서 與질의 작심 발언

"대통령과 제청 협의할 헌법적 근거 없어"

"국회가 제청 관여하는 건 위헌…증언 거부"

마무리 인사말서 與 추가질의에 답변 거부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자리에 앉아 있다. 2026.10.0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이윤석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 국정감사장에서 청와대의 대법관 재제청 요구를 거부한 경위에 대해 "대법원장이 협의를 하지 않아도 헌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6분 넘게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조 대법원장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국정감사에 출석해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 의원들의 관련 질문을 받고 준비된 원고를 읽어 내려가며 발언했다.

김기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법부가 치외법권 지역이냐'며 선서를 거듭 요구하자, 조 대법원장은 "모두 궁금해하시니 부득이 선거와 증언을 거부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겠다"며 준비된 원고를 꺼냈다.

◆조희대, 직접 준비한 원고서 '위헌' 네 차례 언급

그는 헌법 제104조 2항(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 등을 언급하며 재제청 사태와 관련한 헌법적 해석을 직접 설명했다. 원고를 들며 "화면에 띄울 수도 있나"고 묻기도 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장이 국회의 동의 절차, 대통령의 임명 절차에 전혀 관여할 수 없듯이 국회와 대통령도 대법원장의 제청에 전혀 관여할 수가 없다"며 "이를 강요하는 것은 헌법상의 아무런 근거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회의 한 부분인 법제사법위원회가 대법원장의 제청에 간섭하는 것은 헌법이 명문으로 정한 기관 간의 권한 분배와 사법권 독립에 반해 위헌"이라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대통령과의 대법관 제청 '사전협의' 관행에 대해 "헌법 근거는 없지만 대법원장이 신속하고 원활한 임명을 위해 자진해 협력해 온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문에 헌법 조항을 읽고 있다. 2026.10.06. jhope@newsis.com
그러면서 "대법원장이 협의를 안 해도 헌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이고 역대 대통령도 결과적으로 전부 이러한 제청권을 끝내 다 존중해왔다"고 말했다. 자신의 '서면 제청'도 헌법상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고 부연했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거치는 것도 "국회가 제도를 신설할 헌법상 권한이 없다"면서 "존중하지 않아도 정치적인 문제에 그치고 위헌이나 위법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대법원장은 제청으로서 모든 헌법상의 권한임과 동시에 의무가 다 끝났다고 할 수 있다"며 "(증언 요구는) 헌법상 위헌적인 일이고, 국회에서 따져 물을 그런 절차와 방식이 헌법에 전혀 없는 것을 따져 물을 수가 없기 때문에 선서나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 조 대법원장은 6분 13초간 작심 발언을 이어갔다. 위헌이라는 단어만 4차례 언급했다.

국감 증언 요구를 문제 삼는 형태를 빌리되, 내용상 국회와 대통령 모두 대법원장의 제청권 행사에 관여할 헌법상 근거가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대법원장이 증인 신분으로서 말하진 않았지만, 이처럼 구체적인 경위를 밝힌 일은 1987년 헌법 개정으로 국회 국정감사권이 회복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읽은 자료와 관련해 회의 전 법원행정처장이나 인사총괄심의관, 공보관 등과 따로 협의하지 않았다.

◆"靑에서 뜻 명확히 해야"…대법관 공백 사태 평행선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법 관련 자료를 읽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준비해 온 자료를 들고 읽으면서 "헌법 104조(대법관은 대법원장의 제청으로 국회의 동의를 얻어 대통령이 임명한다)는 직접 헌법에서 아무 제한을 두지 않고 법률에 위임하지도 않고 있다"며 "오직 헌법 104조 2항에 따라서만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뒤 "(대법원장에게 제청 문제로) 국정감사 및 조사 또는 증언을 요구할 근거가 없다"고 강조했다. 2026.10.06. myjs@newsis.com
조 대법원장은 앞서 법사위가 일반증인으로서 출석을 요구하자 지난 2일 불출석 의견서를 냈다. 다만 대법원장이 국정감사 시작 시 인사말을 하는 관행을 지키기 위해 출석해 2시간30분 동안 자리를 지켰다.

조 대법원장은 7분간 인사말에서도 청와대의 재제청 요청 공문을 두고 "이미 제청된 후보자의 임명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다른 후보자를 제청하도록 요청하는 구체적인 사유와 헌법적 근거가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고 공문 내용만으로는 취지를 알기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후 10시51분께 국회로 돌아와 마무리 인사말을 통해 "대법원이 온전한 구성을 갖추도록 필요한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대법관 공백 사태에 대해서는 거듭 "송구하다"고 했다. 여당 의원들이 추가 질의를 던지며 답변을 요구했으나 답하지는 않았다.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오후 질의에서 교착에 놓인 대법관 공백 사태를 어떻게 풀어야 하냐는 질문을 받고 "조희대 대법원장의 뜻은 청와대 측에서 명확한 뜻이 와야 그다음에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노 처장은 '청와대가 다시 구체적 사유를 적시해서 보내달라는 뜻이냐'는 질문에 "현재 상태에서는 청와대 뜻이 정확하게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與, 조희대 강하게 압박…"윤석열과 판박이"

여권 의원들은 조 대법원장에 대해 압박을 이어갔고, 야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답변을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있다. 2026.10.06. jhope@newsis.com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선서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고 묻자 조 대법원장은 거부 뜻을 밝혔다.

서 위원장이 "증인선서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경우 향후 국회 증감법에 따라 후속 조치 될 수 있다"며 경고했으나, 조 대법원장은 다른 사법부 간부들이 증인 선서를 할 때도 자리에 앉아 선서하지 않았다.

박균택 민주당 의원이 '출석할 때 기자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저지 라인을 설치해 달라고 국회에 요구한 적 있느냐'고 묻자 "저는 요청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다 손솔 진보당 의원이 "혹시 제2의 윤석열을 꿈꾸는 것이냐. 법복 입고 정치하는 것 아니냐고 많은 국민들이 묻고 있다"고 묻자, 조 대법원장은 몸을 앞당겨 "그런 말씀은 너무 모욕적이고 서글픈 일"이라고 했다.

여권 의원들은 강경한 언사를 쏟아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조희대 원장이 정확히 윤석열과 판박이"라고 주장했고,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법카(법인카드)를 쪼개기 하고 불법적으로 (운용)했다면 현행범"이라고 말했다.

◆조희대, 각종 의혹 반박…"12·3 비상계엄, 위헌적 행위니 협조 말라 지시"

듣고 있던 조 대법원장은 업무추진비 의혹과 사법부의 12·3 비상계엄 협조 의혹,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직접적인 성명을 발표하지 않은 경위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직접 마이크로 몸을 당겨 발언을 내놓았다.

[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조희대 대법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서고 있다. 2026.10.06. ks@newsis.com
업무추진비로 고가 와인을 샀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저는 술을 한 방울도 마시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조 대법원장은 "우리 (법원)행정처의 담당자가 카드를 갖고 회식 날짜를 잡으면 저는 가서 그냥 그 사람들 격려해 주는 것뿐이지 예산의 배정, 집행, 식사비가 얼마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법관들이나 직원들이 육아 문제나 여러 일로 자주 모이기를 싫어한다"며 "업무 추진하는 용도로 쓰기 위해선 한 번씩 만나되 대신 그동안 못 먹어보던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는 게 우리 구성원들의 소망"이라고 전했다.

다만 "앞으로는 절대 그런 일이 없도록 아마 행정처에서 시정할 걸로 생각하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송구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당시 협조 의혹에 대해서도 사태 약 2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해명을 내놨다.

조 대법원장은 "대법원은 누구보다, 어느 기관보다 먼저 위헌적이라고 이야기했다"며 "계엄사에서 인원을 확인해달라, 아니면 명단이라도 보내달라 (요구하니) 제가 '절대 위헌적인 행위이니 보내지 말고 명단도 주면 안 된다'고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법원 신뢰 하락에 관한 질의에도 "근래 있었던 아시아·태평양 대법원장 회의에서 어느 대법원장님이 발표하길, 국제기구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대한민국의 사법 신뢰도가 근래 나아졌다고 발표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6.10.06. jhope@newsis.com
서부지법 사태와 관련해서는 "현장이 어느 정도 수습된 후에 가서 당시에 관계자 전부를 모아두고 고충과 앞으로의 애로사항 등을 전부 듣고 와서 그 뒤에 원하는 모든 조치를 취해 줬다"고 강조했다.

◆'지귀연 영장 기각' 지적 나오자…노경필 "재판 관여 바라나"

노 처장도 오후 질의에서 의원들과 공방을 주고받았다.

노 처장은 감사원이 지급한 대법관 격려금 지급 문제를 두고 '판사 관료화'라고 지적하는 김용민 민주당 의원에 대해 "형사 업무를 담당하는 법관님들의 격무에 보상 차원에서 격려금이 지급됐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술접대 의혹'을 받은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청구한 영장을 법원에서 영장을 4차례 기각했다는 지적엔 "법원행정처가 재판에 관여하시기를 바라시나"고 반문했다.

또 법 왜곡죄 시행 이후 법원행정처가 마련한 '직무소송 지원·대응 매뉴얼'을 근거로 법관에 대한 소송을 봉쇄하려는 게 아니냐는 주장엔 "지나친 억측"이라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김한규 의원이 "판사들이 원격시스템에 접수해서 기록을 보고 영장을 발부한다"는 '재택 영장'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서, 노 처장은 "전반적으로 검토 중에 있고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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