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31회 부산영화제 개막작 기자회견
김종관 감독 '낮과 밤은 서로에게' 선택
"재작년·작년보다 작지만 가치 작지 않아"
"찰나 통해 삶의 다양한 부분 이야기해"
[부산=뉴시스] 손정빈 기자 = "작고 사소한 이야기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재작년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은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이었다. 지난해 개막작은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였다. '전, 란'은 제작비 200억원 이상 투입된 사극액션물이었고, '어쩔수가없다' 역시 200억원 가량 들인 작품이었다. 국내외 소규모 영화에 집중했던 앞선 개막작과 분명 다른 결정이었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개막작으로 김종관 감독 신작 '낮과 밤은 서로에게'를 택했다. 김 감독은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은 규모 영화를 만들어온 연출가. 부산영화제는 올해 개막작에서만큼은 우리가 알던 부산영화제로 다시 돌아왔다.
김 감독은 6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31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기자회견에서 "우리 영화엔 대화 네 개만 있다. 대화라는 하나의 단면을 통해서, 그걸 확대해서 보면 그 사람들이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갈 것인지 상상하게 되고, 관객이 그 다음 무언가를 상상하길 바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찰나의 순간을 묘사해 삶의 다양한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낮과 밤은 서로에게'는 에피소드 4개로 이뤄진 옴니버스 영화다. 어쩌면 이어질 수도 있었던 한 남녀, 우연히 다시 만난 옛 친구, 마뜩찮은 상대를 마주한 소설가, 이별하는 젊은 연인의 이야기를 그린다. '아무도 없는 곳'(2021) '더 테이블'(2017) '최악의 하루'(2016) '폴라로이드 작동법'(2004) 등을 통해 일종의 미니멀리즘을 추구해온 김 감독 영화 세계를 이어 받는 작품이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지혜 프로그래머는 "제작 규모 측면에서 보면 재작년과 작년 개막작보다 작은 게 사실이지만 이 작품이 가진 의미와 가치는 결코 작지 않다"며 "한 창작자가 고심해서 꼼꼼하게 설계한 자신만의 감성과 세계를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 김 감독 역시 "작은 영화이지만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들인 공은 결코 작지 않다"고 말했다.
'낮과 밤은 서로에게' 배경은 카페 한 곳이 전부다. 네 가지 이야기 모두 이 카페에 있었던 사람들의 한 순간일 정도로 이 작품은 작다. 다만 출연 배우 면면은 여느 블록버스터 영화 못지 않게 화려하다. 김민하·주종혁, 한선화·장률, 심은경·이희준, 김동휘·전소영 등이다. 이들 대부분이 한 작품 주연을 맡을 수 있는 역량을 이미 인정 받은 배우들이다. 이들이 이 작은 영화에 함께할 수 있었던 건 공통적으로 김 감독 영화 팬이었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에 김 감독과 함께 참석한 배우들은 한목소리로 "감독님 영화를 모두 챙겨봤을 정도로 팬이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 지문을 많이 쓰지 않는 편이고, 저예산 영화이기 때문에 모든 걸 완전히 통제한 상태에서 찍을 수 없는 상황이다보니 배우에게 많이 의존하게 된다. 그 빈틈을 배우들이 채워주길 바란다. 여기 함께한 배우들은 모두 그럴 역량이 충분한 배우들이었다"고 했다.
특히 한선화는 부산 출신이어서 이번 영화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게다가 한선화는 이날이 생일이어서 기자회견 중 축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이 작품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도 그는 부산에 있었다고 했다. 한선화는 "이 영화 출연은 제게 선물과도 같다. 부산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참석한 건 처음인데, 너무 설렌다"고 말했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6~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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