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경영권 분쟁서 의결권 단순 위임 지분 '5%룰' 적용 안 돼"

기사등록 2026/10/05 09:00:00 최종수정 2026/10/05 09:18:24

상대 측 위임 주식 합하면 5% 넘겼다며 소송

대법 "일회성 위임, 철회도 자유…보고의무 X"

[서울=뉴시스]  상장사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주주총회 의결과 관련해 일회성 위임장을 써 준 주주의 지분을 의결에 활용한 것은 '5%룰(대량보유 보고의무제도)'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뉴시스DB). 2026.10.05.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상장사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주주총회 의결과 관련해 일회성 위임장을 써 준 주주의 지분을 의결에 활용한 것은 '5%룰(대량보유 보고의무제도)'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소액주주 양모씨 등 4인이 코스닥 상장사였던 전자부품 제조업체 A사를 상대로 낸 주주총회 결의 무효 확인 등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패소로 본 원심을 확정했다고 5일 밝혔다.

'5%룰'은 자본시장법 제147조에 규정된 제도로, 본인과 특별관계자가 소유한 상장사 주식이 발행주식 총수의 5%를 넘으면 5일 내에 보유상황과 목적 등을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반드시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의무를 위반하면 같은 법 제150조 1항에 의해 5% 초과분 중 위반한 만큼의 주식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번 사건은 A사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진 2022년 11월 임시주총에서의 의결권 행사 방식을 둘러싼 것이다.

앞서 A사 경영권을 확보하려던 B사와 주주 2명은 법원 허가를 받아 기존 이사·감사 해임과 선임 등을 안건으로 하는 임시주총을 열어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기로 했다.

이들 3인이 가진 주식은 다 합해 A사 발행주식 총수의 2.3%에 해당하는 87만여주에 불과했다.

이에 B사 등은 다른 주주들의 위임을 받아 임시주총 당일 의결권 행사에 활용했고, 주총에서는 다수의 이사·감사 교체가 이뤄지는 등 상당수의 안건이 의결됐다.

A사가 이를 공시하자 양씨 등 소액주주들은 이를 무효화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B사 등이 위임받아 의결권을 행사한 주식을 합하면 5%를 넘겼고, B사 등은 이를 보고하지 않아 의무를 위반했으므로 해당 주식에 의해 집계된 정족수는 '5%룰' 위반으로서 무효라는 취지다.

1·2심과 대법원 모두 이런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B사 측에 의결권을 위임한 주주들은 단지 이 사건의 임시주총만을 위해 위임을 해 줬고, 위임 철회도 자유로웠던 점을 고려하면 '5%룰'의 대상이 아니라는 취지다.

대법원은 의결권을 위임한 주주들이 만약 특정 주주와의 '공동보유자'로 해석된다면 '5%룰'의 적용을 받는 '특별관계자'로 볼 여지가 있다고 전제했다.

공동보유자는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41조 2항의 개념으로, 특정 주주 본인과 합의나 계약 등을 맺고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기로 한 자를 뜻한다.

다만 이 사건에서는 위임 주주들이 철회가 자유로운 일회성 위임장을 써 준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공동보유자가 되려면 단순히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외형만이 아니라 의결권 또는 의결권행사의 지시권을 공동으로 행사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한다"며 "주주가 특정 주주총회를 위해 일시적이고 철회 가능한 방식으로 의결권 행사를 대리, 위임했다는 사정만으로 '합의'를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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