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 유영하 의원 통해 50여년간 보관한 편지 공개
육영수 총격 이틀 뒤 작성…프랑스서 귀국 중이던 박근혜에 전달
박정희 "아버지가 맞을 흉탄, 어머니가 대신 맞고 가셨다"
野 "암살자(들) 상영 멈추고 사과해야…더 이상 음모론에 속지 않아"
박정희 전 대통령은 편지에서 "아버지가 맞을 흉탄을 어머니가 내 대신 맞고 가셨다"며 "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몇 번이고 생각해 본다"고 적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인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편지를 공개했다.
편지는 육 여사가 서거한 지 이틀 뒤인 지난 1974년 8월17일 오후 10시께 작성됐다. 당시 프랑스에서 유학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머니 사망 소식을 듣고 귀국하던 중 일본 도쿄를 경유하는 길에 동생 박근영씨로부터 도쿄 공항에서 이를 전달받았다고 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편지에서 "근혜야, 이것이 웬일이냐. 얼마나 놀랐겠니"라며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듯한 비통한 마음 억제할 길 없겠지만 이제는 우리 모두 마음을 굳게 먹고 어머니가 안 계시는 우리 가정을 우리들의 힘과 노력으로 다시 가다듬어 나가는 방도를 모색해 나가야 되지 않겠니"라고 적었다.
이어 "팔십 노령의 할머니가 계시고, 이제 철이 들려고 하는 지만이가 있으니 이제는 네가 어머니의 대역을 해주어야겠다"라며 "그리고 아버지가 있지 않느냐. 아버지가 어머니의 몇십 분의 역할도 못 하겠지만 아버지도 너희를 위해서 좋은 아버지가 되게끔 무슨 희생이라도 하마"라고 말했다.
또 "너희 어머니는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어머니였다. 한 가정의 주부로서뿐 아니라, 이 나라의 여성 지도자로서 과거도 그러했거니와 앞으로 다시 찾아보기 어려울 위대한 어머니였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맞을 흉탄을 어머니가 내 대신 맞고 가셨다"라며 "내가 맞고 어머니가 살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몇 번이고 생각해 본다. 그러나 어머니는 내 대신 자신이 맞고 아버지에게 너희들과 이 나라의 모든 책임을 나에게 맡기고 가셨다"고 적었다.
이어 "이런 엄청난 일을 당하고 보니 그래도 근영이가 누구보다도 침착하고 훌륭하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라며 "근혜가 돌아오고 근영이가 있으면 할머니도 전과 같이 잘 받들어 드리고, 지만이 잘 가르치고 지도해서 어머니 계실 때와 다름없이 우리 한 번 잘해 나가 보자"라고 당부했다.
또 "아버지도 처음에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해서 정말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으나, 아버지부터 먼저 용기를 내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이제부터는 모든 것을 참고 견디기로 작정했으니 너도 마음을 굳게 먹고 참을 수 있는 데까지 참아야 하느니라"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은 "훌륭한 우리 근혜 물론 다 잘할 줄 알지만, 앞으로 10시간만 있으면 근혜가 돌아온다고 생각하니 일각이 여삼추같이 기다려지면서도 현관에서 아버지 혼자 너를 마중할 일을 생각하니 앞이 캄캄하구나"라고 적었다.
유 의원은 "이 자료는 비보를 듣고 프랑스에서 귀국 중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박정희 전 대통령님께서 당시 심정을 적어 보낸 친필 편지"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보여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 한 번도 세상에 내놓지 않고 개인적으로 간직하던 편지"라며 "이 영화(암살자(들))가 없었다면 세상에 공개하지 않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 암살자(들)의 역사 왜곡 논란과 관련 "이 편지는 편향된 음모론을 세상에 전염병처럼 퍼뜨리고 싶어 하는 좌파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을 몽둥이가 될 것"이라며 "더 이상 '창작'과 '표현의 자유'라는 말 뒤에 숨지 말고, 실제 기록을 근거한 역사적 사실과 자신들이 창작했다고 주장하는 부분을 명확히 구분해 국민 앞에 설명하라"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영화가 역사를 왜곡했다는 국민 분노를 감안해 영화 상영 중단 등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라. 박정희 전 대통령 명예를 훼손한 것을 사죄하고, 상처받으신 유족과 국민께 공개적으로 사과하라"라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공개한 편지를 두고 야권에서도 영화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이래도 '박정희 배후론'을 주장할 것인가. 여전히 '암살자(들)'이라고 우길 것인가"라며 "영화적 상상력이라고 비켜갈 수준은 이미 넘어섰다. 스스로 영화 상영을 멈추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좌파들의 '음모론'은 이제 시효가 다했다. 더 이상 국민은 속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배현진 의원도 "이 가슴 아픈 편지를 서랍 깊숙한 곳에 꺼내는 딸의 심정이 차마 상상이 되지 않는다"며 "육영수 여사 시해 사건은 흥미진진한 픽션이 아닌 누군가는 아내를, 어느 어린 자녀들은 엄마를 잃었던 한 가정의 비극적 역사다. 지금이라도 허 감독이 가족들의 상처를 위로하는 진심어린 사과를 했으면, 영 어려워보이지만 기대해본다"고 적었다.
주진우 의원은 "대한민국에 위대한 업적을 남긴 박정희 대통령을 아내를 암살한 범죄자처럼 묘사한 영화가 상영되도록 하는 것은 국격을 허물어뜨리고 K-컨텐츠의 품격도 떨어뜨리는 매국 행위"라며 영화 '암살자(들)'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싱가포르 국제영화제 측에 항의서한을 송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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