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프랑스, 독일, 영국 등 회담…결론 못 내려
"美, EU에 6개월 걸쳐 1.2억 배럴 경유 방출 요구"
독일 "IEA 추가 요청 없어…시장 불안하게 하면 안돼"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유럽에 디젤(경유) 비축유 방출하지 않을 경우 경유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고 위협한 가운데,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이 긴급 회담했다고 1일(현지 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단 예르겐센 유럽연합(EU)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은 공동 대응책을 마련하기 위해 이날 프랑스, 독일, 영국, 이탈리아, 아일랜드 등 당국자들과 회담했다. 비축유 방출 여부에 대한 결론은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나 카이사 이트코넨 EU 집행위원회 대변인은 "향후 대응 방안을 조율하고자 회원국들과 매우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와도 고위급 접촉을 진행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고려할 때 매우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FT에 "정제 제품 공급을 늘리고 소비자 가격을 낮추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미국과 협력하는 것이 유럽 국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높은 경윳값으로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재고 확보를 위해 경유 수출 금지를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인 반면, 미국 석유 업계를 중심으로는 석유 시장 혼란이 거셀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안정적인 에너지 수출국이라는 미국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역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취지다.
업계 등은 트럼프 행정부에 유럽 우방국의 전략비축유(SPR)를 활용하는 대안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FT에 "유럽이 상업용 재고와 비축량으로 최대 4억 배럴의 경유를 확보하고 있다"며 "이것이 방출될 경우 국제 유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맞춰 미국 행정부가 최근 유럽 국가들에 SPR 중 디젤을 방출하라고 압박했으며, 이를 거부할 경우 미국산 경유 수출 금지를 위협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은 FT에 전했다.
미국이 EU에 6개월에 걸쳐 1억2000만 배럴의 경유 방출을 요청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3월 총 4억 배럴을 방출하기로 합의한 것을 언급하며 "미국과 일본은 약속을 이행하지만, 여러 유럽 회원국은 원유 및 석유 제품의 극히 일부만 방출했다. 모든 회원국이 약속을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컨설팅업체 에너지애스팩트는 이날 "미국은 유럽이 장부상 1억9500만 배럴에 달하는 비축 경유를 더 많이 방출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며 "하지만 중동 정세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고려할 때, 각국 정부가 약속된 모든 물량을 성급히 또는 한 번에 방출할 가능성은 낮다. 그들은 SPR 방출이 마지막 수단이 될 것임을 안다"고 분석했다.
독일 관계자는 "IEA로부터 SPR 방출에 대한 추가 요청은 없었다"며 "원칙적으로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들어서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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