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유도 52㎏급서 값진 은메달…한국 유도 첫 메달
"銀은 패배해서 받은 메달이라 분해…올림픽 자극제될 것"
어머니 유희준 씨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48㎏급에 출전했다.
부모의 피를 물려받은 장세윤은 일찍이 주니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2025년 라인-루르 하계 세계대학경기대회(U대회)에서 우승한 뒤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해 이번 아시안게임에 태극마크를 달았다.
당초 여자 52㎏급에서 장세윤의 금메달 가능성은 크지 않았다.
이 부문 최강자인 일본의 후지시로 고코로와의 상대 전적에서 3전 3패로 크게 열세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세윤은 준결승에서 만난 '천적' 후지시로 상대로 명승부를 연출하며 첫 승리를 따냈다.
장세윤은 "오늘 은메달이 자극제가 될 것 같다.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선수를 이겼는데, 한 번도 지지 않았던 선수에게 졌다. 유도는 몇 초 만에 승부가 뒤바뀔지 모르는 스포츠인데, 오늘 패배의 쓴맛이 더 자극제가 돼 올림픽까지 더 많이 노력하고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값진 은메달에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만난 장세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그는 "저 자신한테 만족스럽지 못해서, 속상해서 눈물이 났다. 이미 벌어진 결과는 다시 수습할 수 없으니 다음 경기에서 잘하는 게 정답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유도에서 은메달은 금·은·동메달 중 진 사람만 받는 메달"이라며 "동메달보다 한 단계 높지만, 결국 마지막에 패배한 선수에게 주는 메달이라 지금 기분이 많이 분하고 좋지 않다"고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장세윤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허미미, 김종민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처럼 주목받지 못했다.
그는 "솔직히 관심을 못 받아서 속상했다"면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같은 무대에서 메달을 따서 관심받는 선수가 돼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에서 잘할 거란 자신이 있었다. 저 자신을 믿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장에는 어머니 유희준 씨가 찾아 응원했다.
이어 "멀리까지 와 응원해 줘서 정말 고맙다. 금메달을 걸어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속상하다"며 "다가올 LA 올림픽에선 꼭 금메달을 걸어드리겠다"고 힘줘 말했다.
어머니와 친구처럼 지낸다는 장세윤은 "어릴 때는 집에도 선생님이 있는 것 같아서 싫었다"며 "집에서도 엄마가 선생님이냐고 따졌더니, 그 뒤로는 전혀 기술 이야기는 안 하신다. 지금은 집에 가면 정말 친구처럼 편하게 지낸다"고 했다.
한국 유도 대표팀에 대회 첫 메달을 안긴 장세윤은 동료들에게 조언도 건넸다.
그는 "새 매트라 코팅이 덜 벗겨져서 그런지 경기장이 미끄럽다. 뒤이어 나서는 우리 선수들도 경기를 잘 치렀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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