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1심 선고…"법관 이전에 한 명의 인간"
"결코 가석방 허용 안돼, 영구 격리 참회해야"
"분노를 금할수 없어…일말의 선처 예정 아냐"
"수감생활 고통속 종신토록 참회하가 하는것"
[전남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사형을 선고함으로써 법원의 소임을 다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절실히 숙고하게 된다."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을 성범죄 목적으로 살해한 장윤기(23)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한 재판부가 사형 선고 여부를 놓고 깊이 고민했던 심경을 선고 과정에서 밝혔다.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이정호)는 30일 강간 등 살인,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된 장윤기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채원(16)양의 죽음과 잔혹한 범행 수법을 언급하며 "피해 여학생이 느꼈을 두려움과 고통, 유가족이 겪을 슬픔을 헤아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장윤기의 과거 성범죄와 스토킹·감금 범행, 또 다른 범행 대상을 물색한 뒤 이양을 차량으로 미행하고 흉기로 살해한 경위 등을 지적했다.
범행 뒤 세탁실과 미용실을 이용하는 등 태연한 모습을 보였고 수사와 공판 과정에서도 순간순간의 상황을 모면하는 데 급급했다고 꾸짖었다.
그러면서 "법관이기 이전에 한 명의 인간으로서 피해 여학생을 끔찍하게 살해하였을 뿐만 아니라 거리낌 없이 여러 범죄를 저지른 피고인에 대한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피고인의 생명을 박탈하는 극형을 선고하는 것이 필요최소한도의 응보로서 마땅하고 또 옳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이 끊임없이 교차한다"는 속내도 밝혔다.
재판부는 "엄벌의 필요성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가 비교적 널리 형성된 이 사건에서 사형을 선고함으로써 법원의 소임을 다하게 되는 것이 아닌지 절실히 숙고하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대법원이 제시한 사형 선고 기준 등을 고려하면 사형을 선고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무기징역을 선고한 재판부는 가석방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법원이 가석방을 직접 결정할 수는 없지만 피고인이 살아 있는 동안 가석방 없이 무기징역을 철저히 집행해야 한다는 게 재판부 법관들의 뜻이라고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생존하는 동안 결코 가석방을 허용하지 않고 무기징역형을 철저히 집행하는 것만이 피해 여학생과 그 유족을 조금이나마 위로하는 길이자 유사 범죄의 재발을 방지하고 공공의 안전과 질서를 유지하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이어 "참담함을 금할 수 없는 이 사건에서 부득이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형을 선고하는 재판부의 진정한 양형의 이유는 피고인을 영구적으로 사회에서 격리해 수감 생활의 고통 속에서 종신토록 참회하게 하는 것이지 형 집행 단계에서의 일말의 선처를 예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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