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하원 탈환 전망 우세…상원은 경합
생활비·이란전 불만에 공화당 부담
격전지 표심·지지층 투표율이 승부 가를 듯
[편집자 주] 2026년 11월 3일 워싱턴의 권력 지형이 바뀐다. 한 달 여 앞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상·하원 다수당을 둘러싼 공화당과 민주당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을 지켜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드라이브에 힘을 보탤지, 민주당이 의회 주도권을 되찾아 맞설지가 최대 승부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월 공화당 의원들에게 "중간선거에서 이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선거의 중요성을 거듭 부각했다.
[워싱턴·서울=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신효령 기자 = 미국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를 뽑는 중간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년차 국정운영을 평가하는 이번 선거는 남은 임기의 정책 추진력을 가를 분수령이다.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쥔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을 지켜낼지,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되찾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현재 판도는 공화당에 녹록지 않다. 생활비 부담과 이란 전쟁 등에 대한 불만으로 민주당 하원 탈환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상원은 당초 선거 지형상 공화당이 유리하다는 관측이 높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양당 승리 가능성이 엇비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공화당의 자금력과 선거구 재획정, 지지층 결집은 변수다.
중간선거는 1일 기준 33일 후인 11월3일(현지 시간) 치러진다. 연방 하원 435석 전체와 상원 정기선거 33석, 보궐선거 2석이 대상이다.
미 유권자들은 2024년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에 복귀시키는 한편, 상원과 하원 다수당을 모두 공화당에 안기며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힘입어 이민, 경제 등 다방면에서 파격적 국정운영을 선보였다. 그리고 2년이 지나 유권자들에게 다시 평가를 받게됐다.
현재 하원은 공화당 218석, 민주당 214석, 공화당과 협력하는 무소속 1석, 공석 2석이다. 민주당은 4석만 더 확보하면 과반인 218석을 차지한다.
전망은 민주당이 우세하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선거 분석기관 쿡폴리티컬리포트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민주당 우세 지역은 208곳, 공화당 우세 지역은 205곳, 경합은 22곳이다. 양쪽 다 승리를 장담하기 어려우나, 최근 선거구 15곳 판세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조정되는 등 민주당이 흐름을 타고 있다.
상원은 공화당이 100석 중 53석을 보유 중이다. 민주당은 친민주 계열 무소속 2석을 포함해 47석인데, 이번에서 4석을 늘리면 다수당이 된다.
공화당이 방어하는 메인·노스캐롤라이나·오하이오·아이오와·알래스카·텍사스와 민주당이 지키는 미시간·조지아·뉴햄프셔 등이 주요 승부처로 평가된다.
보수 진영 텃밭으로 여겨지던 오하이오, 아이오와, 알래스카, 텍사스 등이 경합지역으로 변하면서 공화당은 경고등이 켜졌다.
일례로 오하이오에서는 민주당 후보인 셰러드 브라운 전 상원의원이 공화당 현직인 존 허스티드 상원의원을 앞선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매리스트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조사에서 브라운 전 의원은 51% 지지율로 허스티드 의원(43%)을 크게 앞섰다.
다만 민주당도 기존 지역구를 모두 수성할 수 있을지 장담키 어렵다. 미시간에서는 급진 진보 성향의 압둘 엘사예드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인 마이크 로저스 전 하원의원과 팽팽히 맞서고 있다. 뉴햄프셔에서는 크리스 패퍼스(민주) 하원의원과 존 E. 수누누(공화) 전 상원의원이 맞붙는다.
전반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한 흐름은 분명한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평가와 맞물려 있다. 매케트대 로스쿨의 9월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37%, 부정 평가는 63%였다. 등록 유권자에게 의회선거에서 지지할 정당을 묻는 질문에는 민주당이 50%로 공화당(42%)을 앞섰다.
이러한 부정적 평가는 특히 경제 분야, 생활비 문제가 주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와 투자 확대 성과를 내세우지만, 유권자가 체감하는 생활비 부담은 크다. 경제조사 단체인 콘퍼런스 보드가 지난달 발표한 8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1.9로, 2014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인들의 소비 심리를 파악하는 지표다.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기름값 상승 문제가 대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대이란 공습을 개시한 후 몇주내로 전쟁이 끝날 것이라고 장담했으나, 전쟁은 7개월 넘도록 이어졌고 미국 내 기름값도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잇다.
민주당은 전쟁 장기화로 생활비가 치솟았다고 공격하고 있으며, 오죽하면 공화당 후보들 사이에서도 전쟁을 빨리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이오와주 상원의원을 노리는 애슐리 힌슨(공화) 하원의원은 즉각적인 종전과 경유 수출의 일시 중단 등을 촉구했고, 미시간의 로저스 전 의원도 생활비 부담을 거론하며 이란 전쟁의 조속한 종료를 요구했다.
대규모 관세 정책에 대한 여론도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산업 보호와 무역협상 수단이라고 강조하지만, 민주당은 기업과 소비자의 비용 부담을 지적한다.
국경 문제는 공화당의 강점으로 꼽힌다. 매케트대의 여론조사에서 이민·국경 안보를 더 잘 다룰 정당으로 공화당을 꼽은 응답은 42%, 민주당은 31%였다.
다만 강경 일변도로 이뤄진 이민 단속에 대한 불만도 적지 않다. 올해 1월 미네소타에서 이민정책에 반대하던 미국인 2명이 연이어 사망해 전국적인 비판 여론이 형성됐다. 공화당 텃밭인 텍사스와 플로리다 등에서는 지나친 이민 단속이 지역 경제를 흔들다는 불만이 제기되기도 한다.
공화당 주도 일부 주에서 이번 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 의중을 따라 선거구를 유리하기 조정한 점은 변수다.
양당 막판 전략은 투표율에 집중될 전망이다. 민주당은 행정부를 견제하려는 유권자를 투표장으로 이끌어야 하고,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의 참여를 높여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를 위해 1일 오클라호마, 2일 앨라배마, 3일 오하이오 등 유세전에 나선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행동에 나서는 것은 중간선거 결과가 남은 임기 국정수행을 사실상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화당이 양원을 지키면 입법 추진에 유리한 환경이 이어진다. 민주당이 하원을 탈환하면 예산과 법안 처리에 협상이 불가피해지고 행정부 조사도 강화될 수 있다. 상원까지 바뀌면 고위직과 연방판사 인준에도 제약이 커진다.
결과적으로 하원의 접전 지역구와 상원의 핵심 경합주가 트럼프 집권 후반기의 권력 구도를 결정하게 되는 셈이다.
미국 중간선거는 대체로 집권당에 불리했다. 1934년 이후 집권당이 하원 의석을 늘린 사례는 뉴딜정책을 추진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의 1934년, 탄핵 추진에 대한 역풍이 불었던 빌 클린턴 대통령의 1998년, 9·11 테러 이후 치러진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2002년 선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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