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美 MTV VMA '올해의 노래' 품고 증명한 '그래미 보이콧' 명분

기사등록 2026/09/28 13:00:00 최종수정 2026/09/28 13:16:25

27일(현지시간) 시상식서 불참에도 3관왕

AMA 2관왕 이어 VMA 본상까지

이미 주류의 중심에 선 K-팝, 경계 짓기에 마침표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알링턴 공연. (사진 = 빅히트 뮤직(하이브) 제공) 2026.09.2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음악은 경계에 갇히지 않을 때 비로소 본연의 생명력을 얻는다.

글로벌 슈퍼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피콕 극장에서 열린 '2026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VMAs)'에서 정규 5집 '아리랑'의 타이틀곡 '스윔(Swim)'으로 본상 주요 부문이자 대상 격인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시상식 현장에 불참하고도 이 트로피를 비롯 '베스트 그룹' '베스트 K-팝'까지 3관왕을 차지했다. 이 기록은 단순한 수상 이상의 묵직한 울림을 남긴다. 내년 2월 열릴 '제69회 그래미 어워즈' 출품을 전면 거부하며 서구 주류 음악계의 구획 짓기에 균열을 냈던 이들의 결단에 가장 명징한 예술적 당위성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수상으로 VMA '올해의 노래'는 지난해 '블랙핑크' 로제가 팝스타 브루노 마스와 협업한 '아파트(APT.)'로 K-팝 최초 트로피를 안은 데 이어 2년 연속 K-팝 진영의 차지가 됐다. 북미 대중문화의 중심부에서 한 해를 대표하는 메가 히트곡 부문을 비서구권 음악이 연이어 석권한 것은, K-팝이 이미 글로벌 팝 시장의 변방이 아닌 주류의 한 축으로 뿌리내렸음을 보여준다. 현지 주류 시장을 뒤흔드는 파급력을 지닌 장르를 굳이 '아시안 팝'이라는 협소한 울타리 안에 가두려는 시도 자체가 구조적 모순이자 어불성설임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서울=뉴시스] 방탄소년단. (사진 = 빅히트 뮤직 제공) 2026.08.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는 '베스트 아시안 팝 음악 퍼포먼스(APMP)' 부문을 신설하며 포용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실상은 본상(General Field) 진입을 가로막는 '인종·지역적 게토화'라는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다. 방탄소년단은 본상 직행이 가능한 음원 파워와 입지를 지녔음에도, 특정 언어와 지역을 분리해 울타리를 치려는 시도에 맞서 전 부문 미출품이라는 총대를 멨다.

당시 이들이 던진 "음악이 지역이나 언어로 나뉘기보다는 그 자체로 온전히 들려지고 사랑받기를 바란다"는 화두는 이번 VMA 본상 수상으로 또렷한 실체가 됐다. 자신들이 애초에 '아시아 전용 리그'에 머물 이유가 전혀 없음을 증명해 낸 셈이다.

방탄소년단의 이러한 위상은 일회적 현상이 아니다. 이들은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에서 최고 영예인 대상 격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2021년에 이어 2026년까지 두 차례나 석권했다. 빌보드 뮤직 어워즈(BBMA) 12관왕 기록 등을 더하면, 이미 북미 팝 시장의 정점에서 대등한 주체로 군림해 온 궤적이다.
[서울=뉴시스] 그룹 방탄소년단은 2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2026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에서 대상에 해당하는 '올해의 아티스트'(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Artist Of The Year)를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아메리칸 뮤직 어워즈 제공) 2026.05.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럼에도 유독 그래미만이 유색인종과 비서구권 음악을 별도 카테고리로 격리하며 주류 본상의 문턱을 높여왔다. 뉴욕대 댄 차나스 교수가 지적했듯, 미학적 기준 없이 '백인성'의 연장선으로 남용돼 온 '팝'의 배타적 장벽에 맞서 방탄소년단은 타협 대신 거부를 택했다.

시혜적 트로피의 안온함에 안주하지 않고 음악 자체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던진 독립선언. VMA '올해의 노래' 2년 연속 석권이라는 K-팝의 확고한 성과는, 방탄소년단의 결단이 결코 무모한 고집이 아닌 세계 팝 시장의 최정상에 선 아티스트로서 가질 수 있는 가장 정당하고 당당한 명분이었음을 담담하게 웅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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