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화장품 시장 176억 달러…성장세 지속
한국산 수입 2년 새 2.7배↑ 관세 인상 부담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5년 안에 10배 이상 성장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멕시코시티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이사가 멕시코 시장에 대한 강한 성장 의지를 내비쳤다. 하지만 기대감만큼이나 현지 사업의 현실적인 부담도 컸다. 김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에게 멕시코의 자유무역협정(FTA) 미체결국 대상 관세 인상이 부담이라고 직접 호소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열린 K-엑스포를 찾아 아모레퍼시픽 등 K뷰티 기업의 현지 사업 상황을 살피면서, 중남미 시장을 향하는 K-뷰티 업계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들은 빠르게 커지는 현지 시장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보고 있지만, 관세와 유통망 확보 등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28일 뷰티업계에 따르면 멕시코는 브라질에 이어 중남미에서 두 번째로 큰 뷰티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멕시코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이 올해 176억4000만 달러에서 2031년 223억6000만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K-뷰티의 현지 침투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멕시코 중앙은행 자료를 기준으로 한국산 피부관리 등 화장품 수입액은 2023년 1951만 달러에서 2024년 3192만 달러, 지난해 5239만 달러로 2년 만에 약 2.7배 증가했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은 멕시코를 중남미 사업 확대를 위한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다.
2023년 라네즈를 시작으로 현지 시장에 진출한 이후 이니스프리, 에스트라, 에뛰드, 미쟝센 등으로 브랜드 접점을 넓혔다. 지난 6월에는 에스트라가 멕시코 전역 세포라 오프라인 매장과 공식 온라인몰에 입점하는 등 유통망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멕시코를 스킨케어와 중남미 사업 확대를 위한 새로운 성장축이자 전략 국가로 보고 있다. 특히 현지에서는 건조한 기후 영향으로 보습·수분과 안티에이징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고, 헤어케어 역시 주요 관심 분야로 꼽힌다.
에이피알 역시 멕시코 시장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최근 멕시코 매출이 세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메디큐브의 제로모공패드, PDRN 핑크 펩타이드 앰플, 콜라겐 나이트 랩핑 마스크 등 대표 제품을 중심으로 현지 소비자 반응이 이어지고 있으며 세포라와 울타뷰티 등이 주요 오프라인 판매 채널이다.
LG생활건강도 멕시코를 중남미 사업의 전략적 거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K-엑스포에서 닥터그루트와 더페이스샵을 선보인 데 이어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한 스페인어 콘텐츠, 오프라인 유통망, 메르카도 리브레 등 온라인 채널을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멕시코에서 축적한 소비자 인사이트를 바탕으로 브라질 등 중남미 주요 국가로 사업 기회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K뷰티 기업들이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을 새로운 성장 무대로 삼는 배경에는 미국·중국 등에 집중됐던 해외 사업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자리한다. 실제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는 중남미 주요 국가의 유통망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7월 이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 당시에도 아모레퍼시픽과 에이피알 등 주요 K-뷰티 기업 수장들이 경제 행사에 참여하며 현지 사업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다만 시장이 커지는 만큼 통상환경은 K-뷰티 기업들이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멕시코는 올해부터 일부 품목에 대한 일반 수입관세를 인상했다. 에이피알 등 뷰티 브랜드들은 통상 약 25% 수준의 관세가 부과되고 있으며 이전보다 약 10%포인트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뷰티 기업들은 현재 관세 인상에 따른 판매가격 인상을 고려하고 있지 않지만 비용 부담 자체는 K-뷰티 업계 전반의 애로사항이라고 밝혔다.
한 뷰티업계 관계자는 "제품 유형과 품목별로 관세율과 인상폭이 달라 일률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면서도 "관세 인상으로 현지 사업 비용 부담 증가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K-뷰티 업계가 중남미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현지 소비자 공략과 유통망 확대뿐 아니라 관세 등 통상환경에 대한 대응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이 멕시코 현장에서 기업들의 관세 애로를 직접 들은 만큼, 향후 한·멕시코 간 통상 협의가 K-뷰티 기업들의 현지 시장 확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중남미는 K-뷰티가 새롭게 공략할 수 있는 시장인 동시에 현지 유통과 통상환경 등 넘어야 할 장벽도 분명한 곳"이라며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는 만큼 기업들의 현지화 전략과 함께 관세 부담을 낮출 수 있도록 국가 차원의 통상 협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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