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나플러스 프로젝트 전시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선풍기 날개가 알록달록한 털실로 짜여 있다. 차갑고 단단한 날개가 포근한 표면을 얻었다. 이 선풍기의 이름은 ‘시원하니?’. 바람을 만드는 기계가 관객에게 엉뚱한 질문을 건넨다.
신진 작가 황재원이 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 5층 사비나플러스에서 프로젝트 전시 ‘느리게 연결 중: 익숙한 사물의 낯선 변신’을 열고 있다. 뜨개질과 직조로 일상의 사물을 바꿔 놓은 입체·설치 작품 13점을 선보인다.
‘시원하니?’는 산업용 선풍기에 실로 짠 날개를 단 작품이다. 빠르게 돌아가며 바람을 만들어야 할 날개에 한 코씩 천천히 엮은 무늬가 자리 잡았다. 익숙한 기계인데, 선풍기를 보는 눈이 달라진다.
브라운관 텔레비전에도 실을 덧입혔다. 제목은 ‘애국가도 끝난 시간’. 방송이 끝나면 애국가가 흐르던 시절의 TV가 부드러운 표면을 얻었다. ‘자꾸 궁금한 핸드폰’은 나무와 실, 휴대전화 거치대로 만든 작품이다. 늘 손에 쥐고 들여다보는 물건을 낯선 형태로 다시 보여준다.
1994년생 황재원이 고른 물건들은 묘하게 옛날 냄새가 난다. 브라운관 TV와 선풍기, 손으로 뜬 털실. 즉각적인 반응을 기다리는 시대에 작가는 오래 걸리는 방법으로 사물을 다시 만든다. 전시 제목 ‘느리게 연결 중’은 그 작업의 속도와 맞닿아 있다.
황재원은 국민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입체미술을 공부했다. 2022년 첫 개인전 ‘Burning’을 열었으며, 2021년 대교국제조형심포지엄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았다.
전시는 10월 1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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