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20대에는 조금만 식단을 조절해도 빠지던 체중이 40대 이후에는 좀처럼 줄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흔히 나이가 들면서 기초대사량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나이 탓'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22일(현지 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전문가들의 설명을 인용해 나이가 들수록 체중 감량이 어려워지는 이유를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성인의 에너지 소비량은 20대부터 60대까지 큰 폭으로 감소하지 않는다. 2021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된 연구에서도 개인의 체격과 체성분 등을 고려하면 에너지 소비량이 20~60세 사이에서 대체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 브린 레스터대 생리학과 교수는 "대사가 20대 이후 꾸준히 감소한다는 것은 흔한 오해"라며 "신체 크기와 구성의 차이를 고려하면 성인 초기부터 중년까지 안정시 대사율은 상당히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근육과 활동량이다.
근육은 가만히 있을 때도 에너지를 소비하는 대표적인 조직이다. 일반적으로 20대에는 근육 비율이 높고 체지방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같은 양을 먹더라도 남는 에너지가 체지방으로 축적될 가능성이 낮다.
하지만 30대 중반 이후부터는 근육량이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근력운동 등을 하지 않을 경우 근육량이 매년 약 1%씩 감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활동량 역시 줄어든다. 미국 텍사스대 연구진이 38~50세 성인 963명을 10년간 추적한 연구에서는 앉아 있는 시간이 하루 평균 약 40분 늘어난 반면 가벼운 신체활동은 약 30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 생활이나 육아 등으로 운동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출퇴근이나 외출 등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움직이던 시간도 감소할 수 있다. 여기에 식사량이나 간식, 음식의 양이 조금씩 늘어나면서 자신도 모르게 하루 섭취 열량이 증가할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중년 이후 호르몬 변화도 체지방 분포에 영향을 준다.
폐경을 전후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감소하면서 지방이 엉덩이와 허벅지보다 복부에 더 많이 축적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내장지방은 몸속 장기 주변에 쌓이기 때문에 실제 체지방이 줄더라도 거울로 보이는 외형에서는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
수면의 질 저하도 체중 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폐경 전후의 안면홍조 등으로 수면이 나빠지면 식욕과 관련된 호르몬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년의 체중 증가를 호르몬 변화만으로 설명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브린 교수는 폐경이 체성분과 지방 분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체중 증가의 유일한 원인은 아니며, 생활습관 변화 역시 중요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60대 이후에는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이 단백질에 반응하는 능력이 떨어지는 '동화 저항성(anabolic resistance)'이 나타나 근육을 유지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이에 따라 고령층에서는 단순히 칼로리를 줄이는 것보다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네이비드 사타르 글래스고대 대사질환의학과 교수는 근력운동이 근육과 이동성을 유지하는 데 중요하며, 심폐 운동 역시 칼로리 소비를 위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건강한 고령자의 경우 체중 1㎏당 하루 약 1.0~1.2g의 단백질 섭취를 권장한다. 일반 성인의 기준 섭취량인 0.8g/㎏보다 높은 수준이다. 질병이나 회복기에는 필요량이 1.5g/㎏ 정도까지 늘어날 수 있다.
유럽임상영양대사학회(ESPEN)는 고령자의 하루 에너지 섭취량을 체중 1㎏당 약 30㎉를 하나의 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다. 체중 70㎏이라면 하루 약 2100㎉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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