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OME 신호 전달 GPCR 발견
병원체가 침입했을 때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신호와 이를 억제하는 신호가 어떤 수용체를 통해 조절되는지 분자 수준에서 규명한 것이다.
국립경국대학교 식물의학과 김용균 교수 연구팀은 파밤나방(Spodoptera exigua)에서 산화지질 EpOME(epoxyoctadecamonoenoic acid)의 신호를 전달하는 특정 G단백질연결수용체(GPCR)를 찾아냈다고 2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국립경국대 연구팀에 따르면 곤충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 병원체가 침입하면 면역반응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프로스타글란딘 E₂(PGE₂)는 세포 안 칼슘(Ca²⁺)과 cAMP 신호를 증가시켜 면역반응을 활성화한다.
반면 리놀레산에서 유래한 EpOME은 PGE₂의 작용을 억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어떤 수용체를 통해 이런 작용을 하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이 찾아낸 수용체는 'SeGPCR48'이다. EpOME이 SeGPCR48에 작용하면 PGE₂가 유도하는 cAMP와 Ca²⁺ 신호가 억제되고, 결과적으로 곤충의 세포성 면역반응이 조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9개 후보 GPCR을 대상으로 RNA 간섭(RNAi)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SeGPCR48의 기능을 억제했을 때만 EpOME의 면역 억제 효과가 사라졌다. 특정 수용체가 EpOME 신호 전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한 실험에서도 같은 결과가 확인됐다.
연구팀은 CRISPR/Cas9 기술로 SeGPCR48 유전자가 제거된 파밤나방을 제작했다. 이 돌연변이 곤충에서는 EpOME에 의한 면역 억제 효과가 사라졌고, 병원성 미생물에 대한 감수성은 증가했다.
연구팀은 곤충 세포뿐만 아니라 인간 세포에서도 관련 수용체의 기능을 확인했다.
곤충의 SeGPCR48과 인간의 관련 GPCR이 EpOME 신호에 기능적으로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 수용체 계열 기능이 동물계에서 진화적으로 보존됐을 가능성도 제시됐다.
RNA-seq 분석에서는 SeGPCR48 유전자 결손이 지방산 대사와 신호전달, 면역, 세포사멸 등에 관여하는 유전자 발현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자도킹과 돌연변이 분석을 통해서는 EpOME이 SeGPCR48의 특정 결합 부위와 상호작용할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곤충에서 EpOME을 인식하는 수용체를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곤충의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새로운 신호체계를 밝혀 향후 해충의 생리와 면역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분자표적 연구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곤충 면역반응에서 상반된 기능을 하는 지질 신호물질들이 어떤 수용체와 신호전달 과정을 통해 서로 조절되는지를 분자 수준에서 규명했다"며 "앞으로 새로운 분자표적을 발굴하고 이를 친환경 해충관리 기술로 발전시키는 연구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국립경국대를 비롯해 한국표준과학연구원과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연구진이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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