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넘어졌으면서 남 탓…버스기사 뒤통수 때린 승객

기사등록 2026/09/23 21:26:55

"버스 세워" 욕설하며 폭행…경찰 출동에도 실랑이

기사, 운행 마친 뒤 어지럼증·구토 증세로 응급실행

[서울=뉴시스] 부산에서 버스 운행 중 승객에게 폭행을 당한 기사의 사연이 알려졌다. (사진=JTBC News 캡처)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부산에서 운행 중이던 버스 안에서 한 승객이 욕설을 퍼붓고 기사를 폭행한 일이 벌어졌다. 해당 승객은 자신이 넘어져 다친 책임을 기사에게 돌렸지만,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을 확인한 뒤 폭행과 업무방해, 모욕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2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16일 오후 8시께 부산에서 발생했다. 2년째 버스기사로 일하고 있는 제보자는 당시 승객 10여 명을 태우고 내리막길을 지나 정류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정류장에 도착하기 전 한 중년 남성이 좌석에서 미끄러졌다. 남성은 다시 자리에 앉으며 욕설을 내뱉었고, 제보자는 당시 남성이 술에 취한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함께 있던 여성은 남성을 막으며 기사에게 "괜찮습니다, 기사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성은 버스 안 학생들에게 시비를 걸며 욕설과 위협적인 말을 했고, 여성은 이를 말렸다. 남성은 잠시 진정하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기사에게 화살을 돌렸다. 자신이 넘어진 것을 두고 "기사 때문에 다쳤다"며 운전석으로 향해 버스를 세우라고 욕설을 이어갔다.

기사는 경찰에 신고한 뒤 버스를 세웠다. 이후 뒤따르던 차량들이 경적을 울리자 남성이 손잡이를 잡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버스를 조금씩 앞으로 움직였다. 그러자 여성은 "손잡이를 잡지도 않았는데 왜 출발하느냐"고 따졌고, 남성은 앞으로 휘청거리며 허리를 부여잡은 뒤 운전석으로 다가가 기사의 뒤통수를 손으로 세게 때렸다.

기사가 뒤차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버스를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여성은 "뒤차가 중요하냐, 승객 보호가 중요하지 않느냐"며 항의를 이어갔다. 기사는 추가 충돌을 막기 위해 다른 승객들에게 하차를 안내했다.

경찰은 신고 약 5분 만에 현장에 도착했다. 남성은 경찰에게 기사의 난폭운전 때문에 넘어졌다며 신고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기사가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주자 경찰은 남성의 행동이 업무방해와 폭행, 모욕 혐의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제보자는 사건 당일 운행을 마친 약 2시간 30분 뒤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로 응급실을 찾아 CT 검사를 받았다. 새벽 3시께 귀가한 뒤 하루 쉬고 업무에 복귀했지만 현재까지 심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1일 담당 경찰이 배정됐다는 연락을 받은 제보자는 가해 승객이 합당한 처벌을 받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지훈 변호사는 운행 중인 버스기사에 대한 폭행은 기사뿐 아니라 승객들의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어 관련 법에 따라 가중 처벌될 수 있다며 "운전기사만 위험에 빠뜨린 게 아니고 승객들도 위험에 빠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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