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적국 조항 삭제' 요구에…中, "중요한 제도" 반발

기사등록 2026/09/23 19:14:43 최종수정 2026/09/23 19:42:24

중국 외교부 "국제사회, 일본 발언보다 일본 행동에 주목"

"여전히 중요한 현실적 의미 지녀"…존치 주장

[뉴욕=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회담하며 발언을 듣고 있다. 2026.09.23.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유엔 헌장에 남아있는 '적국 조항'의 삭제를 요구한 데 대해 중국 정부는 "중요한 제도"라며 존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일본의 발언보다 국제사회는 일본의 행동에 더 주목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궈 대변인은 "전후 일본의 '평화국가' 이념은 역사를 깊이 성찰하고 군국주의와 철저히 결별하는 데 기반을 두고 있지만 사실 일본의 현 정권은 침략역사를 부정하고 전쟁범죄를 미화하고 있다"며 "이뿐 아니라 지속적으로 군비 증강과 재군사화를 가속화하고 '비핵 3원칙’을 폐기하고 ‘평화헌법’을 개정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유엔 헌장의 '적국 조항'은 파시즘과 군국주의가 다시금 국제 평화·안보에 위협을 가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중요한 제도적 장치로, 전후 국제 질서를 수호하는 데 중요한 제도적 보장을 제공했다"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중요한 현실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일본이 과거 군국주의의 잘못을 인정하고 유엔 헌장 내용 전부를 수용하는 것을 전제로 유엔에 가입했다는 점을 들면서 "일본이 역사를 교훈으로 삼아 깊이 반성하고 실제 행동을 통해 아시아 이웃국가들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유엔 헌장에 남아 있는 '적국 조항'의 조속한 삭제를 요구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보도했다.

적국 조항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엔 헌장 서명국의 적이었던 나라를 대상으로 마련된 규정으로 일본과 독일 등이 해당된다. 전쟁 직후 패전국의 군사적 위협이 되살아나는 상황을 염두에 둔 조항으로 이들 국가에 대해서는 안전보장이사회의 허가와 선전포고 없이도 군사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한 내용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의 명예가 걸린 문제"라면서 일본이 유엔의 활동에 기여해 왔다는 점 등을 들어 적국 조항을 서둘러 삭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