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이어지는 '월성원전 재판' 증인 대폭↓…올해 결심 될까

기사등록 2026/09/24 06:00:00 최종수정 2026/09/24 06:40:24

검찰, 120여명 증인 신청…절반 정도 마무리

피고인 측, 남은 증인 중 4명 제외하고 모두 동의

11월 남은 증인 4명 신문 예정

[경주=뉴시스] 이무열 기자 = 감사원이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타당성 관련 감사보고서 의결을 다시 시도하기로 한 19일 오후 경주시 양남면 월성원자력발전소에 운전이 영구정지된 '월성 1호기'가 보이고 있다. 2020.10.19.lmy@newsis.com

[대전=뉴시스]김도현 기자 =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및 조기 폐쇄 관련 재판이 기소 이후 햇수로 무려 5년째 이어지는 가운데 신문해야 할 증인이 대폭 줄면서 올해 안으로 결심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4일 지역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11형사부(부장판사 박우근)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316호 법정에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업무방해, 경제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및 방조) 등 혐의로 기소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채희봉 전 청와대 산업정책 비서관, 정재훈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에 대한 70여차 공판을 심리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당시 청와대에서 근무했던 비서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을 진행했다.

현재까지 채택된 120여명의 증인 중 절반 정도 신문이 끝났으며 현재 50여명의 증인 신문이 남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아 있던 증인들은 대부분 산업부와 청와대 등 관련 기관 관계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

백 전 장관 등은 지난 2021년 6월 30일 기소됐으며 약 2달 뒤인 8월 24일 첫 공판준비기일이 시작됐다.

재판이 햇수로 무려 5년 넘게 이어지면서 사건을 담당했던 부장판사도 무려 3번이나 바뀐 상태다.

모든 증인을 신문할 경우 재판이 더 장기화할 것으로 보이자 피고인 측은 남은 60여명의 증인을 대부분 동의하고 검찰에서 필요하다고 요청한 4명에 대한 증인 신문만 추가로 진행하기로 재판부에 의견을 전달했다.

해당 증인들은 산업부 국장과 직원, 청와대 비서관 등이며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중요 증인으로 다뤄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11월 2일 증인 4명 중 2명을 불러 신문할 계획이다.

11월에 남은 증인 신문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올해 안으로 결심이 이뤄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김수현 전 실장은 "저는 3년이지만 다른 분들은 재판받은 지 5년이 지나가는 상태로 도저히 견딜 수 없어 결론을 내리자고 의견을 모았다"며 "검찰이 신청한 증인 60여명을 철회하고 증거를 회수하면 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절대 동의할 수 없지만 이런 소모적인 재판을 막기 위해 절차상 양보하는 수밖에 없어 불이익을 감수하는 것으로 확실히 무죄가 나올 수밖에 없는 조건이라고 믿고 있다"며 "정책 결정에 대해 감사원이 나서고 검찰이 기소하는 것이야말로 정부의 정당한 정책 활동을 사법적 잣대로 재단하려는 행위다. 이러한 사례가 공무원들의 적극적인 노력을 저해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고 본다"고 했다.

대전고등법원 전경.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다음 달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따라 검찰청 폐지와 그 역할을 대신하는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이 생기면서 가장 큰 변수로 떠올랐다.

또 제도가 바뀌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혼란이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추진 중인 배임죄 폐지가 실제로 이뤄질 경우 피고인들의 배임 관련 혐의는 면소 판결이나 공소 취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배임죄 폐지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때까지 재판을 지연시킬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법조 관계자는 "형사 사건이 1심에서 5년 이상 진행되고 증인이 100명이 이상인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재판부에 소송지휘권이 있지만 신청하는 쪽에서 신문이 필요하다고 하면 강제로 이를 막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청 폐지의 경우 생각보다 공소 유지에 큰 영향이 없을 수 있다"며 "배임죄가 실제로 폐지될 경우 공소사실 자체를 흔드는 문제이기 때문에 면소 판결이나 공소 취소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백 전 장관과 채 전 비서관은 2017년 11월 한수원에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내용이 담긴 '설비 현황 조사표'를 제출하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월성 원전 1호기는 이듬해인 2018년 6월15일 한수원 이사회 의결로 '즉시 가동 중단 및 조기 폐쇄' 결정이 내려졌다.

당시 정 전 사장은 손해보전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지시로 월성 원전 1호기가 경제성이 없는 것처럼 평가를 조작, 즉시 가동 중단 결정을 내려 한수원에 1481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 용역을 맡은 회계법인 소속 회계사는 2018년 5월 월성 원전 1호기 가동 경제성을 약 1700억원에서 한 달 만에 200억원대로 낮춘 최종평가서를 한수원에 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 시작 이후 공판준비기일 과정에서 검찰과 피고인 측은 공소장일본주의와 재판 진행 절차 등을 두고 크게 대립했고 약 10개월이 지난 2022년 6월 7일 첫 공판이 이뤄졌다.

재판부는 집중 심리를 위해 매주 재판을 진행했으나 방대한 양의 증거 기록과 120명이 넘는 증인이 증인대에 오르며 재판이 장기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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