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피해 병사 1명씩 전진…러시아군, 탱크는 '세 번째 줄'로 밀렸다

기사등록 2026/09/22 16:14:21 최종수정 2026/09/22 17:46:24

지난해 4~5명 공격조, 2~3명 거쳐 1명까지 축소

먼저 엄폐물 도달한 뒤 후속 병력 모여 다시 전진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북동부 전선에서 드론에 포착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병사를 한 명씩 전진시키는 방식까지 쓰고 있다는 우크라이나군의 설명이 나왔다. 드론이 상시 감시·공격할 수 있는 이른바 '살상지대'(kill zone)가 20㎞에 이르면서 탱크 같은 중장비를 앞세운 공격도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20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이 매체는 우크라이나 국영통신 우크린포름이 같은 날 전한 빅토르 트레후보우 우크라이나 합동군 대변인의 방송 인터뷰를 인용했다.

트레후보우 대변인에 따르면 지난해만 해도 러시아군은 4~5명씩 소규모 조를 꾸려 전진했다. 이후 2~3명으로 줄더니 최근에는 한 명의 병사가 홀로 움직이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병사 한 명이 먼저 드론의 감시망을 뚫고 전진해 구덩이나 엄폐물에 숨으면 다음 병사가 같은 방식으로 뒤따른다. 먼저 도착한 병사는 엄폐한 채 뒤따르는 병력을 기다리고, 여러 명이 모이면 다시 소규모 대형을 갖춰 다음 공격을 준비한다.

이런 전술 변화는 양측의 드론 운용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정찰·공격용 드론을 대량 투입하면서 후방과 최전선 사이를 이동하는 것 자체가 훨씬 위험해졌다. 양측 모두 드론에 포착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한 번에 움직이는 병력 규모를 줄이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의 감시와 공격이 집중되는 이런 구간을 '살상지대'라고 부른다. 트레후보우 대변인은 살상지대가 20㎞에 이르면서 러시아군이 탱크 등 중장비를 앞세운 공격을 크게 줄였다고 설명했다. 전차가 전선 가까이 접근하면 훨씬 값싼 드론에 쉽게 탐지돼 공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드루즈키우카=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전선 도시 드루즈키우카의 버려진 아파트 앞에 설치된 대(對)드론 그물에 러시아군의 1인칭 시점(FPV) 드론 잔해가 걸려 있다. 2026.08.25.
트레후보우 대변인은 현재 탱크의 역할을 두고 "뒷좌석 정도가 아니라 세 번째 줄로 밀려났다"고 말했다. 이는 전차가 전장에서 사라졌다는 뜻이라기보다 최전선 돌파 수단으로서의 비중이 크게 줄었다는 의미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올해 봄 우크라이나 기계화여단 취재에서도 드론이 지배하는 전장에서 전차가 실제 작전에 나서는 일이 드물어졌다고 전했다. 전차가 전선 가까이 접근할수록 드론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과거처럼 중장비를 앞세워 진격하기가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트레후보우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대규모 드론 지원 아래 중장비를 투입하거나, 비나 안개 때문에 우크라이나 드론 운용이 어려워지는 경우에는 탱크 등 중장비를 공격에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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