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부, 중동 8국에 에너지 인프라 재건기금 설치 제안

기사등록 2026/09/22 10:57:57 최종수정 2026/09/22 11:52:24

미국과 중동국들이 반씩 출자하는 100억 달러 규모

전쟁 피해 복구하고 호르무즈 의존 낮추려는 목적

[리야드=AP/뉴시스] 미국 위성업체 밴터(Vantor)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13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동서 송유관에 대한 드론 공격으로 파손돼 있다. 미 정부가 중동국가들에 에너지 인프라 복구를 위한 100억 달러 기금 설치를 제안했다. 2026.9.22.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정부가 이란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중동 국가들이 에너지 인프라를 재건하고 호르무즈 해협 의존을 낮추도록 돕기 위해 100억 달러의 기금을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조치는 7개월의 이란 전쟁이 세계 에너지 시장을 뒤흔들었으며 역내 송유관과 정유시설이 파괴됐다는 사실을 미 정부가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이라크, 요르단 등 중동의 8개 국가가 50억 달러를 출자하고 미국이 50억 달러를 출자하는 것을 제안했다.

이 투자는 ‘동맹 신뢰와 건설을 위한 파트너십(Partnership for Allied Trust and Construction)’, 즉 PACT로 불릴 예정이다.

미 당국자들은 기금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협정 조건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국가들이 언제, 참여할지 또는 실제 참여할지가 아직은 불확실하다.

일부 중동 당국자들은 이 구상이 호르무즈 해협을 덜 중요한 에너지 운송로로 만들고, 이란에 맞서는 데 미국과 동맹국들이 단결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미국의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란과 평화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파괴된 에너지 시설을 재건하기 위한 기금을 만드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덧붙였다. 이란 정권이 드론과 미사일로 새로 건설된 인프라를 공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제안에 따르면 이 기금은 민간 부문과 협력해 미국의 국가안보 정책을 지원하는 연방기관인 국제개발금융공사(DFC)가 관리하게 된다. 이 기관의 프로그램은 역사적으로 부유한 걸프 왕국이 아니라 개발도상국의 사업을 대상으로 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추진은 이란 전쟁의 여파를 완화하려는 가장 최근의 시도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은 역내 수십 곳의 정유시설과 유전, 천연가스 수출 터미널을 타격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히 다시 개방되더라도 세계 석유·가스 시장의 공급 압박이 장기간 지속되도록 만들었다.

이달 초 사우디아라비아의 송유관도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으며 그 영향이 전 세계로 확산됐다.

손상된 에너지 시설을 재건하는 작업이 워낙 복잡하기 때문에 세계 공급망에 대한 압박은 장기화되고 유가는 더 높아질 수 있다.

에너지 전문가들과 당국자들은 엔지니어링, 건설, 장비, 자재 비용을 포함한 역내 에너지 인프라 복구비용이 수백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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