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수혜자 9.3만→24만명…차상위 이하 최대 4년 지원
서울 비아파트 월세 매물 22%↓…신규 공급도 감소
전문가 "임대료 전가 가능성…주택 공급 확대 병행해야"
[서울=뉴시스]이종성 기자 = 정부가 내년부터 월소득 274만원(세전) 이하 청년까지 월세 지원을 확대하고, 차상위 이하 청년의 지원기간도 최대 4년으로 늘린다.
지원 문턱이 낮아지면서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주택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지원금 일부가 임대료 인상으로 흡수될 수 있다며, 월세 보조와 함께 청년 수요에 맞는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2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발표한 '주거안정플랜'에는 청년 월세지원 소득기준을 올해 중위소득 60%에서 내년 100%로 완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1인가구 기준 월소득 상한은 약 154만원에서 274만원으로 높아진다.
청년 월세지원은 정부에서 무주택·독립청년 등에게 월 최대 20만원씩 24개월간 월세를 보조하는 사업이다. 월 최대 지원액은 유지하되, 차상위 이하 청년의 지원기간은 기존 24개월에서 48개월로 두 배 늘어난다.
지원 연령도 기존 19~34세에서 18~34세로 확대한다. 군복무 기간에 따라 연령 상한을 최대 3년 연장해 37세까지 지원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신규 수혜자를 올해 9만3000명에서 내년 24만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개편된 지원 요건은 내년 상반기 신규 수혜자 모집부터 적용된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을 돕는 지원도 확대한다.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 가입 소득기준을 연 50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완화하고, 행복기숙사와 공유형 청년주택 등 미혼 청년을 위한 주택 공급도 늘린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기존 소득·연령 요건으로 지원받지 못했던 청년들에게까지 주거복지 혜택을 넓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위원은 "취약계층 중심이던 주거복지의 대상을 청년·신혼부부·중산층까지 넓혔다"며 지원 대상 확대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이번 대책은 특정 소득계층에 대한 선별적 복지에서 생애주기별 주거복지로 정책 범위를 넓혔다는 특징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주택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월세지원 혜택 일부가 임대료 상승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청년 월세지원 확대가 당장의 주거비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면서도 "공급이 제한된 시장에서 현금성 보조금은 임대료로 전가돼 집주인의 이익으로 흡수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에서는 청년층의 주요 주거 선택지인 비아파트 월세 매물과 신규 공급이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 비아파트 월세 매물은 지난해 3월 3만3014건에서 올해 3월 2만5765건으로 22.0% 감소했다. 연립·다가구주택과 오피스텔 등을 포함한 수치다.
새로 공급되는 주택도 감소했다. 국토부 주택 유형별 준공실적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된 연립·다세대·다가구주택은 4858가구로, 2024년 6123가구보다 20.7% 줄었다.
착공 물량 역시 축소됐다. 서울 비아파트 착공은 2022년 1만6406가구에서 지난해 4597가구로 72.0% 감소했다.
신 교수는 또한 "한시·소액 지원은 종료 시점의 '지원 절벽'과 낮은 체감으로 이어지며, 소득·자산 기준의 사각지대에서 정작 취약계층이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소득이나 주거 여건이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원이 끝나면 그동안 보조받던 월세까지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만큼, 일시적인 지원만으로는 안정적인 주거 여건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의미다.
정부도 월세 보조와 함께 청년 대상 주택 공급을 추진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택을 매입해 대학생에게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공유형 청년주택을 매년 1000가구 공급하고, 대학 유휴부지 등을 활용한 행복기숙사도 확충할 계획이다.
매입임대는 내년까지 전국 약 3만5000가구를 준공·매입해 주변 임대료의 30~80% 수준으로 공급한다. 서울에서는 향후 3년간 LH 매입임대 약 2만가구를 입주 물량으로 공고할 예정이다.
발표한 공급계획이 청년들의 실제 주거 수요에 부합하는지도 과제로 꼽힌다.
함 랩장은 "수도권 선호지역의 실제 공급량과 청년 수요가 맞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며 "공급물량뿐 아니라 입지·면적·임대료·입주율·주거만족도까지 함께 관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 교수는 "수요 보조가 공급 확대와 반드시 병행되고, 임대료 모니터링과 안정적 재원, 지원 대상의 정교한 설계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정책은 체감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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