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단 임시직서 '버스왕'까지…허명회 KD운송그룹 명예회장 별세

기사등록 2026/09/22 09:29:35 최종수정 2026/09/22 09:44:26

경기여객 말단 임시직서 출발

52년간 새벽 4시30분 출근


[서울=뉴시스] 김종민 기자 = 국내 최대 대중교통 기업인 KD운송그룹을 일구며 대한민국 수송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버스왕' 허명회 명예회장이 21일 향년 95세로 별세했다.

21일 경인일보에 따르면, 고인은 평생을 현장에서 보내며 지독한 근면함과 완벽주의를 실천해 온 경영자였다.

유족인 아들 허상준 KD운송그룹 회장은 "아버님은 52년간 회사를 이끄시는 동안 부모상과 부인상, 본인 눈 수술을 받았던 단 14일을 제외하고는 주말과 연휴 상관없이 매일 새벽 4시30분에 출근하셨다"고 전했다. 허 회장은 이어 "해외에 운영하는 버스 노선이 없다는 이유로 평생 단 한 번도 해외에 나가본 적이 없으셨다"고 회고했다.

1931년 경기도 광주군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향을 그룹의 모태이자 중심지로 만들었다. 주력 계열사인 경기고속과 대원고속의 본사를 광주에 두고 정비와 충전 기반 시설을 가꿨으며 광주종합터미널 위탁 운영도 맡았다. 현재 KD운송그룹은 18개 여객운수사와 버스 5165대, 임직원 1만2000여 명을 아우르며 하루 99만 명의 이동을 책임지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 최대 버스 그룹을 일궜지만 고인의 시작은 가장 낮은 곳에 있었다. 1961년 신흥대학(현 경희대) 정치외교학과를 중퇴한 뒤 개인사업을 거쳐 경기여객의 말단 임시직으로 들어간 것이 출발점이었다. 고인은 청소와 배차, 표 판매 등 가리지 않고 일하며 1969년 영업 상무로 승진했다.

이후 1971년 버스 30대로 대원여객을 공동 경영하며 운송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1978년에는 친정이었던 경기여객이 어려움에 빠지자 직접 인수해 회사를 살려냈다. 연이어 남일여객과 평안운수, 경기버스 등을 사들여 덩치를 키우고 내실을 다졌다. 이러한 공로로 1986년 새마을훈장 근면장과 2006년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을 받았다.

유족으로는 아들 허상준 회장과 딸 영숙·재영·영란씨 등 1남3녀가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0호실에 마련됐으며 조의금은 받지 않는다. 발인은 24일 오전 7시이며 장지는 고향인 경기도 광주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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