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DI 브리프 18호 '대학 통폐합, 무엇을 바꾸었나'
"대학 수·입학정원 감축아닌, 실질적인 재편해야"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대학 통폐합이 입학경쟁률과 외국인 유학생 수를 높이는 등 대학 경쟁력 개선에는 효과를 냈지만, 교원·학과 감축 등 구조조정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교육개발원(KEDI)은 22일 '대학 통폐합, 무엇을 바꾸었나?'를 주제로 한 'KEDI Brief' 제18호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2025년 기본연구과제인 '대학 통폐합 과정 쟁점 분석' 가운데 통폐합 대학의 성과 분석 결과를 토대로 했다.
연구진은 2000년부터 2026년까지 확인된 대학 통폐합 37건, 75개 대학 가운데 통폐합 전후 자료 확보가 가능한 27건, 54개 대학을 분석했다. 통폐합 이후 캠퍼스를 기준으로 하면 분석 대상은 37개 캠퍼스다.
분석 결과 대학 통폐합 이후 입학경쟁률과 신입생 충원율, 외국인 유학생 수 등 경쟁력 지표는 전반적으로 개선됐다.
입학경쟁률은 통폐합 직후 1.66 상승했고 이후에도 연간 0.13씩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가령 경쟁률이 2대1이던 대학이라면 통폐합 직후 3.66대1로 높아졌다는 의미다. 신입생 충원율도 통폐합 직후 2.51%포인트 올랐다.
외국인 유학생 수도 통폐합 직후 약 99명 증가했고 이후 매년 약 35명씩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통폐합이 국내 입학자원뿐 아니라 해외 학생 유치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했다.
대학의 몸집도 통폐합 직후 크게 줄었다. 입학정원은 평균 약 457명, 재학생은 약 827명 감소했다. 입학정원은 통폐합 이전 매년 약 19.9명씩 감소하다 통폐합 이후에도 연평균 약 16.8명씩 줄어드는 추세를 이어갔다.
반면 구조조정 효과는 단기간에 그쳤다.
통폐합 직후 비전임교원은 약 130명, 학과 수는 약 11개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비전임교원은 매년 20.8명, 직원은 5.5명, 학과는 0.7개가량 다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전임교원 수 역시 통폐합과 관계없이 증가세가 이어졌다.
KEDI는 이를 두고 대학 통폐합이 단기적으로는 인력과 조직을 줄이는 충격을 줬지만 장기적인 인적·조직 운영 효율화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재학생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 교원이 늘어난 것은 교원 1인당 학생 수 감소 등 교육여건 개선으로, 학과 수 증가는 사회·기술 변화에 따른 전공 다변화로 해석할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통폐합 효과는 대학의 설립 유형과 지역, 통합 방식에 따라서도 차이를 보였다.
국공립대는 사립대보다 정원과 재학생 감소 폭이 작았고 학과 수는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 사립대의 경우 통폐합 당시 입학정원이 약 722명 줄었지만 국공립대는 감소 폭이 약 155명에 그쳤다. 비수도권 사립대의 학과 수는 약 37개 감소한 반면 국공립대는 약 1개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다.
기존 캠퍼스를 그대로 유지하는 '이원화 통폐합' 역시 하나의 대학으로 조직을 합치는 '일원화 통폐합'보다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일원화 대학은 통폐합 직후 입학경쟁률이 2.35 상승하고 입학정원이 약 673명, 재학생이 약 1241명 감소했다. 학과 수도 약 21개 줄었다. 반면 이원화 대학은 이 같은 규모 감축과 구조조정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됐다.
보고서는 향후 대학 통폐합 정책이 단순히 대학 수나 입학정원을 줄이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제언했다.
김택형 부연구위원은 "적정 정원 산정과 중복 학과 정비, 재정·자산 통합, 학교법인과 거버넌스 재편 등을 통폐합의 실질적인 성과로 관리해야 한다"며 "특히 국립대 통폐합의 경우 기존 캠퍼스의 이름만 하나로 묶기보다 중복 학과를 조정하고 캠퍼스별 기능을 특성화하는 등 내부 기능을 실질적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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