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으로 포기·가지·출수기 분석…정확도 최대 99%
쌀 수량 예측 정확도 88%…2030년 전국 690곳으로
드론 활용해 벼 쓰러짐·벼멸구 피해 면적 신속 파악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조사원이 논에 직접 들어가지 않아도 인공지능(AI)이 영상을 분석해 벼의 생육 상태와 예상 수확량을 파악하는 시스템이 도입된다. 기존 인력 중심 조사와 비교해 노동력을 60% 이상 줄이고 폭염이나 집중호우 때도 매일 생육 변화를 확인할 수 있을 전망이다.
농촌진흥청은 영상과 AI 기술을 결합한 '인공지능 벼 생육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현장 적용성과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벼 생육 조사는 이앙부터 수확기까지 조사원이 월 2회씩 총 9차례 논을 찾아 생육 상태와 수량 관련 형질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조사 때마다 최소 2명이 투입돼야 하는 데다 폭염 등 기상 여건이 나쁘면 작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시스템은 같은 지점의 영상을 매일 자동으로 수집하고 AI로 분석한다. 이를 활용하면 조사원의 현장 방문 횟수와 작업 시간을 줄여 관련 노동력을 6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시스템은 영상 수집 장비와 AI 분석 모델, 벼 생육 모니터링 플랫폼으로 구성됐다. 국립식량과학원은 2023년 시스템 구축을 시작해 전국 도 농업기술원 19곳에 고정형 영상 장비를 설치했다. 지난해에는 설치와 이동이 쉬운 이동형 장비를 개발해 시·군 농업기술센터를 포함한 86곳으로 운영 범위를 넓혔다.
수집된 영상을 토대로 단위 면적당 포기 수와 가지 수, 이삭이 패는 시기, 예상 수확량 등을 산출한다. 현재 분석 정확도는 포기 수 97%, 가지 수 98%, 출수기 99%다. 이삭 면적을 기반으로 한 쌀 수량 예측 정확도는 88% 수준이다.
농진청은 생육 형질 분석 정확도를 99%, 수량 예측 정확도는 95%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동형 장비에서 수집한 데이터도 통합 플랫폼에서 관리할 수 있도록 기능을 개선한다.
AI 활용 범위도 농업재해로 넓힌다. 농진청은 드론 촬영 영상을 분석해 벼가 쓰러진 면적과 벼멸구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재해가 발생했을 때 사람이 넓은 논을 일일이 조사하지 않고도 피해 범위를 신속하게 산출할 수 있다.
농진청은 영상 장비 설치 지점을 단계적으로 늘려 2030년까지 전국 690개 벼 생육 조사 지점에 시스템을 적용할 방침이다. 향후 벼에 적용한 영상·AI 기술을 다른 작물의 생육 조사에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기영 농진청 기초식량작물부장은 "기존 인력 중심의 조사 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는 농업 분야 인공지능 전환의 핵심 성과"라며 "벼 생육과 수량 조사뿐만 아니라 재해 진단 등으로 기술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hlim@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