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윗선 분리 지시' vs '일선 수사 제한'…장윤기 사건 엇갈린 결론

기사등록 2026/09/21 16:20:55 최종수정 2026/09/21 17:30:23

검찰 국수본 지휘부 기소, 경찰은 광산서 지휘부 송치

스토킹·살인 연관성은 공통 인식…책임 주체 판단 달라

[전남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오동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장이 15일 광주경찰청에서 열린 '장윤기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언론 브리핑에 앞서 사과하고 있다. 2026.07.15. pboxer@newsis.com

[전남광주=뉴시스]박기웅 기자 = '장윤기 사건' 부실수사 책임을 놓고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특별수사단이 검찰과 정반대 결론을 내놨다. 검찰은 국수본 지휘부의 분리수사 지시를 부실수사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한 반면, 국수본은 광산경찰서 지휘부가 강간살인 혐의를 규명하지 못하도록 수사를 제한한 것으로 결론냈다.

국수본 '장윤기 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단'은 21일 장윤기 사건 발생 당시 광산서장 A경무관과 당시 형사과장 B경정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혐의로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사건 관련자 진술과 확보한 증거를 종합하면 장윤기의 '강간 목적' 살인을 충분히 규명할 수 있었지만, A경무관과 B경정의 부당한 지시로 성폭력처벌법상 강간 등 살인이 아닌 형법상 살인죄를 적용한 것으로 파악했다.

반면 검찰은 지난 2일 박성주 전 국수본부장과 전 국수본 강력범죄수사과장 대행, 전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과장, 현 성폭력범죄수사계장 등 4명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국수본 지휘부가 경찰의 스토킹 신고 초동조치 미흡과 살인사건 사이의 연관성이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해 두 사건을 따로 수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봤다.

경찰과 검찰의 수사 결과에는 공통적으로 장윤기가 5월3일 외국인 여성을 성폭행·스토킹한 뒤 흉기를 소지하고 배회하다 5월5일 성범죄 목적으로 여고생 고(故) 이채원(16)양을 살해한 사실과 광산서가 5월3일 스토킹 신고를 현장 종결하는 등 초동 대응이 미흡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광산서 수사팀이 5월7일 두 사건의 연관성을 파악하고 병합수사를 추진한 사실도 두 수사기관 결과에서 동일하게 확인됐다.
[전남광주=뉴시스] 이영주 기자 = 신태훈 광주지검 차장검사가 2일 오후 전남광주 동구 광주지검 중회의실에서 장윤기 사건 관련 경찰관 수사에 대한 브리핑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2026.09.02. leeyj2578@newsis.com

하지만 같은 사건을 수사한 검찰과 경찰의 국수본 지휘부 역할에 대한 해석은 완전히 달랐다.

광산서 수사팀은 5월8일 두 사건을 병합해 수사하겠다고 국수본에 보고했다.

검찰은 박성주 전 국수본부장이 "강간은 조용히 하자"는 취지로 말하며 두 사건을 따로 수사하도록 지시했고, 이후 광산서와 광주청의 병합수사·병합송치 건의도 반복해서 묵살한 것으로 봤다.

이에 국수본은 강간·스토킹 사건은 여성청소년과, 살인 사건은 형사과가 맡도록 한 전문성에 따른 분담수사였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여성 성폭력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강간 사건의 불필요한 공개를 막은 조치였으며, 살인의 성적 목적 여부도 계속 확인하도록 지휘했다는 것이다.

5월11일 상황에 대해서도 양측의 설명은 엇갈렸다. 검찰은 광산서와 광주청이 두 사건의 병합수사와 일괄송치를 다시 건의했지만 국수본 지휘부가 이를 묵살하고 분리송치를 지시한 것으로 봤다.

특히 검찰은 이 과정에서 국수본 실무진이 분리수사를 하면 살인 범행 동기 설명이 어려워진다는 점까지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이와 달리 경찰은 구속기한이 임박한 살인사건을 먼저 송치하고 강간·스토킹 사건은 충분히 수사한 뒤 별도로 송치하라는 지시였다고 설명했다. 이후에도 두 사건의 내용을 공유해 살인의 성적 목적 여부를 규명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결국 검찰은 국수본 지휘부의 분리수사를 '수사 개입'으로 규정해 기소했고, 경찰은 광산서 지휘부의 수사 제한을 문제 삼아 송치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양 기관의 수사 결과가 정면으로 엇갈리면서 향후 법정에서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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