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에 관세 압박하던 트럼프, 시진핑 '국빈 환대'…달라진 대중 전략

기사등록 2026/09/21 11:40:35 최종수정 2026/09/21 12:22:24

고율관세·수출규제에도 中 제조업 확장 지속

24일 정상회담…관세·무역·AI서 구체적 합의 주목

전문가 "이번 회담 성과, 구체적 합의보다 관계 자체일 수도"

[베이징=AP/뉴시스] 20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 주석에 대해 "훌륭한 신사이며 우리는 매우 잘 지낸다"며 "중국은 경쟁자이지만 시 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26년 5월14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 입장하고 있다. 2026.09.2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과거 고율 관세를 앞세운 대중국 압박에서 벗어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접근법을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 등을 앞세운 대응으로 관세 압박이 기대했던 효과를 거두지 못한 가운데 24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인 합의가 나올지 주목된다.

20일(현지 시간)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시 주석에 대해 "훌륭한 신사이며 우리는 매우 잘 지낸다"며 "중국은 경쟁자이지만 시 주석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10년 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에 출마했을 당시 중국을 미국 경제에 대한 위협으로 규정했던 것과 대조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미국의 제조업 기반을 무너뜨리고 중산층을 약화시켰다며 강경한 대중국 정책을 내세웠다.

최근에는 중국과 관련된 민감한 현안에서도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중국이 이란에 위성사진을 제공했다는 보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상당히 합리적으로 행동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P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접근법 변화 배경으로 고율 관세와 수출 제한을 통한 압박 전략이 기대했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꼽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중국에 고율 관세를 잇달아 부과했지만 중국은 전자제품과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희토류 공급망에서의 지배력을 협상 지렛대로 활용했다. 이후 양국은 무역 휴전에 들어갔다.

국제위기그룹(ICG)의 마이클 코브릭 선임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접근법을 크게 바꾼 것은 초고율 관세와 수출 제한을 활용하려던 초기 시도가 성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중 관세에도 중국 제조업의 성장세는 꺾이지 않았다. 중국은 미국 이외의 수출시장을 확대하면서 지난해 전 세계를 상대로 1조2000억 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저가 전기차를 비롯한 중국산 제품의 수출 확대는 미국뿐 아니라 독일과 일본, 한국 등 주요 제조업 국가에도 경쟁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의 대중국 상품 무역적자는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산 제품 가운데 일부가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베트남 등 제3국을 거쳐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무역 휴전 기간에도 첨단산업을 둘러싼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에 대한 접근이 제한된 상황에서도 인공지능(AI)과 군사 역량을 확대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지배력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을 이유로 미국이 AI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는 최근 AI 개발 속도를 늦추는 것은 중국을 돕는 것이라며 AI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 발전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2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에서 관세와 무역, AI를 비롯한 기술 경쟁과 관련해 구체적인 합의가 나올지가 관심사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담당 선임국장을 지낸 에번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한 정책 합의보다 두 정상의 관계 자체가 주요 성과로 제시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메데이로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적인 관계를 중시하고 시진핑과 잘 지내는 모습을 보여주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다"며 "문제는 미국이 중국과의 모든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바로 이 시점에 이런 접근법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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