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 콜로세움보다 큰 구덩이…충돌 1년여 뒤에야 발견

기사등록 2026/09/17 11:21:21

지름 약 222m·깊이 최대 43m…지구·우주 망원경도 충돌 순간 놓쳐

2024년 촬영 영상에 담겼지만 지난해 식별…올해 초 발견 확정

[워싱턴=AP/뉴시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제공한 사진에 6일(현지 시간) 아르테미스 II 우주선에서 본 달의 바빌로프 분화구가 관측되고 있다. 2026.04.08.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달에 로마 콜로세움보다 큰 충돌구가 생겼지만, 연구진은 충돌이 일어난 지 1년여가 지나서야 이를 알아챘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항공우주국(NASA)의 달 정찰 궤도선(LRO) 관측자료를 분석한 연구진은 달의 지구를 향한 면에서 지름 약 222m, 깊이 최대 43m의 새 충돌구를 확인했다. 로마의 고대 원형경기장 콜로세움보다 큰 규모다.

이 충돌구는 2024년 소행성이나 혜성의 파편이 달에 부딪히면서 생겼다. 지구와 우주의 망원경은 충돌 순간을 포착하지 못했고, 연구진은 이듬해 LRO의 관측 영상을 분석하다 새 충돌구를 식별했다.

LRO는 충돌 직후인 2024년 5월 이미 이곳을 촬영했지만, 해당 영상은 방대한 관측자료에 묻혀 있었다. 연구진은 지난해 더 정밀한 사진을 확보한 뒤 올해 초 발견을 확정했다.

이번 충돌구와 주변 지형 변화를 분석한 논문 2편은 16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실렸다.

다누리 섀도우캠과 LROC가 촬영한 사진들을 모자이크 식으로 조합해 만든 달 남극 섀클턴 분화구의 지도.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진은 최근 형성된 것으로 확인된 태양계 충돌구 가운데 가장 큰 사례라고 설명했다. 달에 오래전부터 존재하던 충돌구 중에는 지름이 2400㎞를 넘는 것도 있다.

충돌구 형성 모형에 따르면 달에서 이 정도 규모의 충돌구가 생기는 빈도는 평균 약 132년에 한 번으로 추정된다. 충돌구에는 미국 휴스턴의 달·행성연구소(LPI) 소장을 지낸 고(故) 토머스 맥게친의 이름을 따 '맥게친'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번 충돌로 인한 달 표면 변화는 100㎞가 넘는 범위에서 나타났다. 충돌 때 튀어나온 먼지와 암석 물질이 충돌구에서 멀리 떨어진 지형까지 바꿔놓은 것이다. 마크 로빈슨 LRO 카메라 수석과학자는 먼지와 암석 물질이 예상보다 높은 각도로 튀어 올랐다고 설명했다. 로빈슨 수석과학자는 미국 우주기업 인튜이티브 머신스 소속이다.

충돌구 주변에서는 너비 약 7㎞의 저온 영역도 확인됐다. 밤이 되면 주변보다 표면 온도가 낮아지는 곳이다. NASA는 충돌로 주변 표토가 느슨해지면서 밀도가 낮아지고 열을 저장하는 능력도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표토는 달 표면을 덮고 있는 먼지와 잘게 부서진 암석층을 뜻한다.

데이비드 페이지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캠퍼스(UCLA) 교수는 이를 정원의 흙을 뒤집는 작업에 비유했다. 페이지 교수는 성명에서 충돌이 퇴적물을 뒤섞어 평소 표면 아래에 있던 물질을 위로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달 표면이 이처럼 뒤섞이는 현상은 이번 한 차례의 충돌에 그치지 않는다. 로빈슨 수석과학자는 2009년 발사된 LRO가 찾아낸 여러 충돌구를 분석한 결과, 달 표면의 맨 위 약 2㎝ 두께 토양이 충돌 때 튀어나온 물질에 의해 약 8만 년마다 뒤집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빠른 속도다.

이 때문에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달에 남긴 발자국도 영원히 보존되지는 않는다. 로빈슨 수석과학자는 AP에 보낸 이메일에서 약 8만 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뒤에는 발자국이 "분명히 오래전에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로빈슨 수석과학자는 "이 정보는 기술자들이 구조물을 더 튼튼하게 만들어 손상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게 하거나, 적어도 걱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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