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직전 기온, 30년 평균보다 5도 높은 수준
영구동토 해빙·빙하 후퇴 지목…근본 원인 확정은 안 해
영국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임피리얼칼리지런던 등이 참여하는 국제 기후연구 협력체인 세계기상특성(WWA)의 연구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연구진은 재난 이전의 이례적인 고온과 빙하 후퇴, 얼어 있던 지반의 해빙 등에 주목했다.
지난달 26일 네팔 히말라야의 랑탕리룽산에서 면적 약 20만㎡에 걸친 빙하와 암석이 무너져 내렸다. 가디언은 이로 인한 네팔·티베트 홍수로 1300명 넘게 숨졌으며, 5000명 넘게 여전히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무너진 빙하와 암석은 약 1400m 아래 계곡 바닥에 부딪혔다. 충돌로 얼음이 녹으면서 물과 얼음, 바위, 토사가 뒤섞인 급류가 생겼고, 시속 177㎞를 넘는 속도로 강을 따라 흘러내렸다.
연구진은 이번 재난을 특정 기상현상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봤다. 수십년간 온실가스 배출로 기온이 오르면서 붕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요인이 함께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연구에 따르면 붕괴가 일어난 지역의 기온은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산업화 이전보다 약 2도 상승했다. 올해 7~8월은 이 지역에서 관측 이래 가장 더웠으며, 붕괴 직전 며칠간 기온은 30년 평균보다 5도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기온 상승에 따른 빙하 후퇴도 붕괴 지점 주변을 불안정하게 만든 요인으로 꼽혔다. 주변 지형을 지탱하던 얼음이 줄어들고, 빙하가 녹아 생기는 물도 늘었다는 것이다.
2015년 네팔을 강타한 규모 7.8의 지진도 산비탈을 약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다만 연구진은 이 지진이 지난달 붕괴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연구를 수행한 프리데리케 오토 임피리얼칼리지런던 기후과학 교수는 "네팔 주민들은 멀리 떨어진 곳의 화석연료 사용이 초래한 위기의 대가를 목숨으로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오토 교수는 온난화로 히말라야가 불안정해지면 지역 차원의 재난 대비만으로 하류 주민들을 온전히 보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을 더 빠르게 줄이지 않으면 앞으로 비슷한 규모의 재난이 더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WWA에 참여하는 적십자·적신월 기후센터의 마다브 우프레티 선임 기술고문은 네팔처럼 기후위기에 책임이 거의 없는 국가가 막대한 피해를 입는 현실을 지적했다. 그는 기후위기에 취약한 국가가 자신들이 초래하지 않은 문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공정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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