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산 에너지 수입국에 관세 부과 가능
트럼프 복귀 후 우크라 지원 최대 조치
하원은 이날 찬성 262표, 반대 159표로 이른바 '린지 그레이엄 법안'을 통과시켰다. 법안은 지난달 상원에서 86대 11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됐으며, 이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법률로 제정될 예정이다.
법안은 러시아 정부 관계자와 은행, 러시아의 에너지 수송을 담당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 등을 제재 대상으로 삼는다. 특히 러시아산 원유 또는 천연가스를 많이 수입하는 국가에 최대 100%의 관세를 부과하도록 트럼프 대통령에게 요구한다.
다만 러시아 천연가스 수출량의 15% 미만을 수입하면서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상당한 조치를 취한 국가는 관세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도록 했다.
공화당 소속 마이클 매콜 하원의원은 "러시아산 에너지를 계속 구매하는 국가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을 지원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법안의 관세 조항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지지자들은 중국과 인도 등 러시아산 에너지를 대규모로 구매하는 국가를 압박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했지만, 반대론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등 미국의 동맹국에도 관세를 부과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민주당 소속 그레고리 믹스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동안 관세를 선호해 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동맹국을 상대로 관세를 사용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의 입장도 갈렸다. 스테니 호이어 하원의원은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러시아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찬성 입장을 밝혔지만, 돈 바이어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향후 동맹국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러시아 제재를 해제할 경우 법안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하킴 제프리스 원내대표도 법안에 반대하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은 계속하겠지만, 이 법안이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위한 구체적인 경로를 제시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번 법안은 고(故) 린지 그레이엄 전 공화당 상원의원의 이름을 따 명명됐다. 그레이엄 의원은 법안 추진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해 약 1년간 설득 작업을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추가 지원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으며, 취임 후에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신속하게 끝내겠다고 강조해왔다. 이 때문에 의회에서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자금과 무기 지원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러시아에 대한 제재 법안에 지지 의사를 밝혔고, 공화당 지도부도 법안 통과를 적극 추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표결 직전까지 법안 통과를 촉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완벽하지 않은 결정이라도 내리는 것이 나을 때가 있다"며 하원에 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그는 "지금은 미국에 매우 중요한 역사적 순간"이라며 법안이 반드시 표결에 부쳐지고 지지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이 중요하다며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번 하원 표결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하원이 회기를 열 것으로 예상되는 마지막 날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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