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연구팀, 간 전이 대장암 취약점 규명

기사등록 2026/09/17 09:17:31

"생존 신호 받아들이는 단백질 차단하자 급격히 약해져"

[울산=뉴시스] 간은 대장암의 전이가 가장 흔한 장기다. AI생성이미지 (사진=UNIST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울산=뉴시스] 구미현 기자 = 간으로 전이된 대장암 세포가 생존에 필요한 신호를 받아들이는 단백질을 차단하면 일반적인 배양 환경보다 크게 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조승우·박태은 교수팀은 장기별 주변 조직을 재현한 배양 시스템을 개발해 대장암 세포가 다른 장기로 전이된 초기 적응 과정과 간 전이 대장암의 취약점을 규명했다고 17일 밝혔다.

연구팀은 장기에서 세포를 제거하고 세포외기질만 남긴 젤에 환자 유래 대장암 세포를 넣어 배양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세포외기질은 세포를 둘러싸 지지하는 동시에 세포 표면의 수용체와 상호작용해 세포의 성장과 생존에도 영향을 미친다. 장기마다 세포외기질의 구성 성분이 다른 점에 착안해 사람과 조직 성분이 유사하고 충분한 양을 확보할 수 있는 돼지의 대장·간·폐·뇌 조직을 활용해 4종의 배양재료를 제작했다.

실험 결과 배양 환경에 따라 종양 덩어리가 형성되는 정도와 유전자 작동을 조절하는 후성유전적 변화가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 대장암 세포가 전이된 장기의 주변 환경에 따라 유전자 작동 방식을 바꾸며 적응한다는 의미다.

특히 간 조직을 모사한 배양 환경에서는 유전자 작동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HNF4A의 생성이 증가했다. HNF4A를 억제하자 작은 종양 덩어리가 형성되는 비율도 크게 감소했다.

또 생존 신호를 받아들이는 수용체 단백질인 c-MET을 차단하는 약물에도 간 조직 환경에서 배양한 암세포가 유달리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물을 처리한 뒤 암세포의 생존율이 크게 떨어졌지만 일반적인 배양 환경에서는 반응이 미미했다.

이는 c-MET이 간으로 전이된 대장암 세포의 생존을 억제할 수 있는 주요 표적이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다.

[울산=뉴시스] 사진 좌측부터 조승우 교수, 박태은 교수, 윤희정 연구원, 김다영 연구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암세포가 다른 장기에 도착한 직후 주변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은 전이 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관문이지만 환자에서는 이미 종양이 형성된 이후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이를 직접 연구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를 통해 장기별 주변 조직을 재현하면 암세포가 자리 잡은 환경에 따라 유전자 작동과 생존 방식이 달라지는 과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UNIST 윤희정·김다영 연구원이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생체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액티브 머터리얼즈(Bioactive Materials)"에 지난 8월 26일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는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K-헬스미래추진단의 한국형 ARPA-H 프로젝트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 후속연구사업 및 차세대바이오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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