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금리 인상 직전 워시와 통화…'원하는 대로 하라' 했다"

기사등록 2026/09/17 09:56:17

연준 만장일치로 금리 0.25%p 인상

트럼프, 결정 후엔 "美 금리 1% 돼야" 반발

워시 취임 후 수차례 통화…연준 독립성 논란

[워싱턴=AP/뉴시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워시 의장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케빈을 믿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이사회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월 22일(현지 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신임 의장 취임식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6.09.17.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결정 직전 케빈 워시 연준 의장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에는 반대하면서도 워시 의장에 대한 신뢰는 재확인했다.

16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워시 의장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나는 케빈을 믿고 있다. 하지만 그에게는 매우 까다로운 이사회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 직전 워시 의장과 통화했다면서 "어차피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 테니 이사회와 같은 쪽에 투표하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워시 의장에게 "원하는 대로 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 범위를 0.25%p(포인트) 인상한 3.75~4.00%로 결정했다. 3년 만의 첫 금리 인상으로, FOMC 위원 12명 전원이 찬성했다. 회의 이후 공개된 금리 전망에서는 대부분의 연준 위원이 올해 한 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리 인상 결정에는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결정 이후 트루스소셜에 "미국의 금리는 1%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리를 올린 연준의 판단과 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백악관의 입장이 엇갈린 것이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의장 개인에 대한 비판은 자제했다. 이는 제롬 파월 전 연준 의장을 수시로 비판하고 해임까지 검토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워시 의장이 취임한 이후 여러 차례 직접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WSJ과의 인터뷰에서도 연준 의장이 금리를 결정할 때 자신과 상의하기를 원한다며 "나는 현명한 목소리를 갖고 있고, 내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대통령과 연준 의장이 접촉하는 것 자체는 이례적이지 않다. 다만 최근 수십 년 간 양측의 접촉은 대통령이 통화정책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인상을 피하기 위해 공식적이고 제한적인 방식으로 이뤄져 왔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러한 통상적인 소통 경로를 우회해 워시 의장과 직접 접촉해온 점이 최근의 관행과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과 연준 의장의 접촉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빈번했지만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아서 번스 당시 연준 의장에게 금리와 관련해 압력을 행사한 이후 점차 제한됐다. 1980년대부터는 재무장관을 통해 소통하는 방식이 일반화됐다.

그동안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기존 관행과 다른 입장을 보여온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워시 의장의 취임 선서식에서는 "나는 케빈이 완전히 독립적이기를 바란다"며 "나를 보지 말고 누구도 보지 말라. 스스로 판단해 훌륭하게 일을 해달라"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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