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견' 중요…뇌 건강 관리로 치매 예방
진행 늦추는 치료제 등장…조기발견이 중요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치매를 흔히 노년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예방을 위해서는 40대부터 뇌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의료계는 일주일에 150~200분 정도 걷기·수영·자전거 등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본다. 또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등 사회적 교류를 유지하는 것이 예방에 좋다. 이학영 강동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의 도움말로 치매 초기 신호부터 달라진 치료법까지 알아본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치매 예방을 위해 고혈압·고혈당·콜레스테롤 등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충분한 잠을 자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사람이 잠을 잘 때 뇌 내 아밀로이드 단백질과 같은 노폐물이 뇌 밖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수면의 질도 중요하다.
일상에서 깜빡하는 일이 잦아지게 되면 단순 건망증인지 치매 초기 증상인지를 두고 걱정하게 된다. 이때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단순 건망증은 힌트를 주면 잊었던 내용을 떠올릴 수 있지만 초기 치매에서는 힌트를 줘도 생각해내지 못하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초기 치매에서는 기억 자체가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병적인 인지장애의 경우 이러한 기억력 문제뿐만 아니라 날짜나 요일을 자주 헷갈리기도 하고 익숙한 길을 잘 찾아가지 못하거나 평소 사용하던 기기 사용법을 잊는 등의 다양한 증상들이 나타날 수 있다.
이전 보다 의심이나 짜증이 늘거나 지나치게 무기력해지는 등 성격 변화가 나타나는 사례도 있다. 이러한 인지기능의 변화가 6개월 이상 점차 심해진다면 가까운 병원을 찾아 상담하는 것이 좋다. 다만 비슷한 증상이 치료 가능한 다른 원인들로 인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치매 질환의 조기 진단은 크게 세 단계로 이뤄진다. 먼저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호소하는 인지기능의 변화에 대해 기억력, 언어능력, 주의집중력, 판단력 등 뇌의 여러 인지기능을 체계적으로 평가한다. 단순히 점수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검사 결과의 패턴을 분석해 알츠하이머병, 혈관성 치매 등 원인을 감별하는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신경심리검사를 통해 인지기능의 객관적인 이상이 확인되면 두 번째로 원인 질환을 찾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MRI)과 혈액검사를 시행한다. 뇌 MRI를 통해 치매를 유발할 수 있는 뇌 내 질환이 있는지 살펴보고, 혈액검사를 통해 호르몬·영양·감염 등 인지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내과적인 요인들을 확인한다.
원인을 찾기 위한 검사 이후 알츠하이머병이 의심되면 세 번째로 양전자단층촬영술(PET) 검사와 같은 뇌 내 이상 단백질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뇌 안에 이상 단백질이 서서히 쌓이면서 인지기능이나 운동기능이 저하되는 퇴행성 뇌질환은 사실 다양하다. 그중 인지기능 저하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질환이 알츠하이머병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증상이 나타나기 길게는 20년 전부터 비정상적인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뇌에 축적되기 때문에, 아밀로이드 PET 검사를 통해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에서도 질병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최근 치매 치료 환경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치매가 발생하는 대표 원인 질환인 알츠하이머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가 등장하면서다.
이 약물들 중 하나인 레카네맙은 뇌 안에서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제거해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경구약이 아니라 2주에 한 번 정맥주사로 투여하며, 치료 기간은 18개월이다. 임상시험에서는 질병의 진행 속도를 27%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경구용 치매약은 뇌 기능을 좀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보였지만, 알츠하이머병의 진행 자체를 막지는 못했다.
다만 질병조절치료제인 레카네맙이 모든 단계의 치매 환자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알츠하이머병 환자 중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뇌 내 축적이 확인된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경도인지장애 또는 경증 치매 등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단계로 제한된다. 상태가 악화된 치매 환자는 적절한 치료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치료를 위해서는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이학영 교수는 "수년에서 수십 년에 걸쳐 진행되는 치매와 같은 만성질환에서는 완치보다는 ‘덜 나빠지게 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질병의 진행 속도를 늦춰 환자가 스스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을 늘릴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가족이나 본인에게 기억력 이상이 느껴진다면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며 "조기에 발견할수록 적용할 수 있는 치료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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