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4개 벌집 모양 방…인간 사회 환경 정밀 재현
세계 최초로 '집단면역' 현상 실험적 검증 성공
연구팀은 복잡한 인간 사회의 접촉 구조를 손바닥만 한 칩 위에 구현해 집단면역 현상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는 감염 확산 속도나 백신 효과를 수학적 계산 공식이나 단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존해 예측했지만, 사람들이 한 공간에 골고루 섞여 있다는 비현실적 가정을 사용했기에 복잡한 환경을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벌집 모양의 작은 방 444개가 미세한 통로로 얽힌 '집단면역 온어칩(Herd-Immunity-on-a-Chip·HIC)'을 개발했다.
HIC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과 도시의 연결 구조를 세포 크기 단위로 축소해 만든 '미세 사회 모델'이다.
연구팀은 칩 중앙에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세포를 두고, 주변에는 감염 가능성이 있는 일반 폐세포와 감염되지 않게 만든 비감염 세포를 배치해 7일간 바이러스 번식 과정을 관찰했다.
그 결과, 감염 가능 세포가 빽빽하게 모여 있거나 초기 감염 세포가 많을수록 세포끼리 자주 접촉해 바이러스 확산 속도가 빨라졌다.
반면, 백신 접종자 역할의 비감염 세포 비율을 80% 이상 높이자 바이러스 번식 연결망이 끊기며 감염 확산이 멈추는 '집단면역' 현상이 나타났다.
이어 사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모사해 세포 움직임을 제한하자 바이러스 전파 속도가 크게 낮아졌다.
연구팀은 미시적 세포 실험을 통해 개체 간 접촉 빈도가 바이러스 확산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임을 증명해 냈다.
박 교수는 "이번 성과가 신종 변이 바이러스 출현 시 필요 백신 접종률을 예측하고 효과적 거리두기 전략을 수립하거나 치료제 효과를 신속 검증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장지안더 박사과정생·정나리나 고등과학원 박사·김민혁 성균관대 박사·임완영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박 교수와 원 교수가 교신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ein020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