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지원서 인재 성장으로 정책 전환
부산서 배우고 정착하는 생태계 구축
김병진 부산앵커센터장은 지난 10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지역 대학 정책이 개별 대학의 성과 경쟁을 넘어 청년의 성장과 지역 정착을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테크노파크를 시작으로 부산시와 부산과학기술고등교육진흥원(BISTEP), 민간 컨설팅 기업 등에서 지역산업과 과학기술 정책을 경험한 김 센터장은 지역혁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사람'과 '협력'을 꼽았다.
그는 "지역혁신은 어느 한 기관의 힘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며 "대학과 기업, 정부, 지역사회가 각자의 역할을 나누고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고, 여러 지역혁신 정책을 경험하면서 결국 가장 중요한 요소는 사람이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부산의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가 '앵커(ANCHOR)' 체계로 전환된 것도 이런 정책 변화와 맞닿아 있다.
김 센터장은 "단순히 사업 이름을 바꾼 것이 아니다"며 "교육부의 정책 기조가 대학 지원 중심에서 지역 인재의 성장 중심으로 이동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산도 기존 사업관리와 대학 지원에 초점을 맞췄던 방식에서 벗어나 학생의 성장과 지역 정착을 중심에 둔 '부산형 앵커' 체계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대학 간 경쟁보다는 협력에 방점을 찍었다.
김 센터장은 "대학을 부산이라는 바다에 함께 닻을 내린 동반자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며 "각 대학의 강점과 역할을 바탕으로 협력하는 체계를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형 앵커에는 경쟁에서 협력으로, 대학 지원에서 인재 성장으로, 개별 성과에서 지역 공동의 성장으로 나아가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앵커센터가 내세우는 첫 번째 목표는 교육에서 현장 경험, 취·창업, 지역 정주까지 이어지는 인재성장 생태계 구축이다.
부산에서 대학을 다니는 청년이 단순히 학위를 취득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장 경험과 취업·창업 기회를 얻어 부산에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부산의 주력·미래산업과 대학 교육·연구의 연계도 강화한다.
김 센터장은 "부산의 해양산업 강점을 기반으로 조선·해운, 친환경 에너지, 인공지능(AI)·디지털 등 미래산업과 대학의 교육·연구를 연결할 것"이라며 "부산·울산·경남을 아우르는 남부 해양수도권 차원의 초광역 인재양성 체계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학 지원사업의 평가와 재원 배분 방식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모든 대학을 같은 정량지표로 평가해 순위를 매기는 방식보다는 각 대학의 여건과 강점, 지역사회에서 담당하는 역할과 기여도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다만 "아직 구체적인 평가나 예산 배분 방안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며 "합리적이고 이해관계자의 동의가 수반될 수 있는 평가·예산배분 체계를 만들기 위해 충분한 숙의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에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개별 대학의 생존이나 실적을 넘어 지역 산업과 사회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혁신 주체'로 대학 스스로 역할을 재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모든 대학이 같은 분야에서 경쟁하기보다 각자가 가진 특성과 강점을 명확히 하고 역할을 합리적으로 나눠야 한다"며 "중복과 경쟁보다는 상호보완과 협력을 통해 부산 전체의 역량을 높이는 구조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정책의 중심을 사업 수행 자체가 아니라 학생에게 둬야 한다"며 "학생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문제해결 역량을 키우고 그 성장이 실제 진로와 지역정착으로 이어지도록 교육과 사업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업과 부산시, 공공기관의 적극적인 참여도 강조했다.
기업은 필요한 인재와 기술 수요를 대학에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교육·연구 과정에 참여하는 한편, 부산시와 공공기관은 현장의 수요가 실제 사업과 기회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정책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산앵커센터는 이 과정에서 대학과 기업, 지역사회를 잇는 '중재자' 역할을 맡겠다는 방침이다.
김 센터장은 "서로에게 무엇을 요구할 것인가보다 각자가 가진 자원과 역량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우선돼야 한다"며 "인재와 기회를 연결하는 중재자로서 각 주체의 협력이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지도록 조정하고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시민들에게 다소 생소한 '앵커' 정책을 알리는 것도 과제다.
김 센터장은 "1차 연도가 지·산·학 협력체계와 사업 기반을 다지는 시기였다면 2차 연도부터는 축적된 사업성과와 변화의 모습을 시민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야 할 시기"라며 다양한 콘텐츠와 홍보 채널을 활용해 대학별 성과를 알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궁극적으로 가장 좋은 홍보는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드는 것"이라며 "청년과 대학의 변화가 지역의 새로운 기회로 이어지는 모습을 지속해서 보여주고, 부산형 앵커의 가치와 성과가 시민의 공감과 참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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