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공격에 하루 700만 배럴 수송로 가동 중단
브렌트유 108달러…호르무즈·홍해 공급 차질 우려 확산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가 드론 공격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하는 핵심 송유관을 폐쇄하면서 국제유가가 3% 안팎으로 급등했다. 미국과 이란의 충돌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원유 수송이 차질을 빚는 가운데 대체 수송로까지 막히면서 글로벌 원유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2.8% 오른 배럴당 102.87달러를 기록했다. 국제유가의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장중 108.4달러까지 급등했고 현재 3.1% 상승한 배럴당 107.87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지난 10일 이라크에서 발사된 드론 공격으로 '동서 송유관(East-West Pipeline)'이 손상되자 가동을 중단했다. 피해 규모와 가동 재개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하루 최대 700만 배럴을 수송할 수 있는 동서 송유관은 사우디 동부 페르시아만 인근 산유 지역과 서부 홍해 연안의 수출 터미널을 연결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하지 않고 원유를 수출할 수 있어 미국과 이란 간 전쟁으로 인한 공급 차질을 완화하는 핵심 우회로 역할을 해왔다.
아민 나세르 사우디 아람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동서 송유관이 미국 주도의 대규모 전략비축유 방출보다 국제 원유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안보 상황도 악화하고 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에 따르면 이날 또 다른 유조선이 공격을 받아 선박에서 큰불이 발생했다.
송유관 공격의 여파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려던 움직임도 차질을 빚었다. 당초 14일 오만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란과 걸프 아랍국가 간 회담은 갑작스럽게 연기됐다.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사우디를 겨냥한 친이란 무장세력의 공격도 거세지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은 지난주 사우디의 에너지 시설과 민간 시설을 공격해 70명 이상이 다쳤다고 사우디 국영매체는 전했다.
후티 반군은 예멘 서부 항구도시 모카를 장악한 데 이어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전략적 요충지인 페림섬도 점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홍해와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원유 수송 차질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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