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정보요원이 밝힌 사회주의 국가 스파이 공작의 실체
"한 달간 아무것도 안 물어봐…"신사적 접대 뒤 심리 압박"
[서울=뉴시스]이준형 인턴 기자 = 정보 활동 현장에서는 유혈 고문보다 신사적인 대우를 가장한 심리적 압박이 사람을 더 쉽게 무너뜨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중국 현지에서 활동했던 전직 정보 요원 이시연 대표는 최근 유튜브 채널 '이영종의 북한은 지금'에 출연해 "사람을 때려서 얻을 수 있는 정보는 한계가 있다"며 "사회주의 국가는 상대의 마음을 완전히 무장해제시킨 뒤 스스로 모든 것을 털어놓게 만드는 방식을 쓴다"고 전했다.
중국 국가안전부(MSS) 등 정보기관에 적발된 요원들은 흔히 생각하는 가혹 행위 대신 격리된 안전가옥에서 호의적인 대접을 받게 된다. 이 대표는 "중국은 서두르지 않는 특성이 있다"며 "일주일이나 이주일 동안 아무런 조사도 하지 않은 채 고기반찬을 주고 영화를 보여주며 방치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수사관이 찾아와 "선생님, 조직과 임무, 만났던 장소를 생각나는 대로 적어 달라"며 백지를 건네고, 진술서를 제출하면 다시 한 달 동안 아무런 반응 없이 내버려두는 방식으로 당사자를 극심한 고립감과 불안에 빠뜨린다.
이러한 장기 방치 공작은 집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는 공포를 극대화해 자발적인 진술을 유도한다. 이 대표는 "한두 달이 지나 종이를 이만큼 갖다 주면 살기 위해 스스로 모든 내용을 상세히 적어내게 된다"며 "결국 시간을 가지고 사람을 완벽히 지치게 만드는 것이 그들의 선수 다루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북한과 중국 정보기관이 널리 활용하는 또 다른 주요 공작 수법은 여성 공작원을 내세운 포섭 시도다. 이 대표는 "자본주의 국가에서의 정보 활동은 돈이 우선하지만,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여자를 앞세우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해외에 파견된 정보 요원들은 현지에서 납치되거나 실종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본부와 상시 교신 체계를 유지한다. 만약 3일 이상 연락이 두절되면 서울 내곡동 본부에서 긴급 대응 조치에 착수하게 된다.
한편 최근 중국 정보기관의 공작 표적은 단순 정치·군사 정보를 넘어 한국의 핵심 산업 기술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 대표는 "중국 국가안전부가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는 2차전지, 반도체, 조선, 방산, 우주항공"이라며 "국내 우수 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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