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준형 인턴 기자 =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가 35년 만에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11일 유튜브 채널 '영조형'에서 황영조는 기온 30도, 습도 80%에 달하는 악조건 속에서 치러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레이스를 회상하며 당시의 긴박했던 상황을 털어놓았다.
황영조는 자신이 22세의 최연소 나이로 참가했음에도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레이스를 펼쳤다고 회상했다.
황영조는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려면 선두 20명 안에서 적극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야 한다"며 "당시 발생한 족저근막염 고통을 참아내며 훈련을 강행했다"고 전했다.
레이스의 최대 분수령이었던 '몬주익 언덕'에서의 극적인 승부수도 구체적으로 밝혔다.
황영조는 "트랙 진입 시 스피드가 뛰어난 일본의 모리시타 코이치 선수에게 질 수 있다는 판단에 운동장 들어가기 전 승부를 내야 했다"며 "원래 계획했던 오르막에서 승부를 내지 못해 오르막을 지나자마자 호흡을 가다듬을 틈도 없이 내리막에서 본능적으로 바로 내질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보통 오르막을 치고 올라오면 2~3초 숨을 돌리기 마련인데, 모리시타 역시 거기서 숨을 고를 것이라 예견하고 틈을 주지 않은 채 내리막 역공을 펼쳤다"며 "그 순간 상대가 한두 발짝 밀리는 것을 동물적으로 느꼈고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꽂아 넣은 것이 금메달을 확정한 고도의 '신의 한 수'였다"고 짚었다.
극심한 체력 소진으로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들것에 실려 나갔던 당시 상황에 대해서도 증언했다.
황영조는 "만약 꼬인 뒤 태극기를 들고 뛸 힘이 남아있었다면 나는 1등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나뿐만 아니라 2, 3, 4등 선수 모두 들것에 실려 의무실로 들어갈 만큼 올림픽 역사상 손꼽히는 참혹하고 힘든 레이스였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황영조는 후배들을 향한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황영조는 "손기정 선생님께서 생전에 '대한민국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죽는 것이 소원'이라 하셨듯, 나 역시 죽기 전에 후배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진력할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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