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락항 '올영호' 띄워…지역색 입힌 관광 콘텐츠로
남포 900평 K-뷰티 메가스토어…외국인 매출 72%
11일 찾은 복합문화공간 '밀락더마켓'은 빨간 벽돌 외벽과 세 개의 솟은 지붕, 바다를 향해 난 통창으로 부산의 정취를 그대로 품고 있었다. 이곳에 최근 문을 연 '올리브영 밀락더마켓점'에 들어서자 익숙한 올리브영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그물과 뜰채, 파이프를 활용한 부스 사이로 화장품이 수산물을 담는 플라스틱 바구니에 수북이 담겨 있었다. 단백질 셰이크는 고무 양동이에 담겼다. 갓 잡은 해산물을 늘어놓은 민락항 직판장을 연상시키지만 진열된 것은 K뷰티와 K웰니스 상품이다.
윤인혜 올리브영 밀락더마켓점 점장은 "민락항의 친근하고 활기찬 분위기를 올리브영 방식으로 재해석했다"며 "상품 진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매장을 둘러보면서 민락항의 분위기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매장 안에서도 고개를 돌리면 통창 너머 바다 풍경이 그대로 들어왔다. 쇼핑을 하다 쉬어갈 수 있는 휴게 공간도 마련했다. 현재 이 매장을 찾는 고객 가운데 외국인 비중은 약 50%다.
특히 밀락더마켓은 식음료(F&B)와 공연 등 문화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방문하는 '목적형 상권'의 성격이 강하다.
올리브영은 이 같은 특성을 상품 구성에도 반영했다. 2030세대가 많은 점을 고려해 색조 상품을 강화하고 '스킨스캔'과 '컬러핏' 등 체험 서비스도 도입했다. 인근 광안리 일대 3개 매장 가운데 관련 서비스를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늦은 시간까지 바닷가에서 시간을 보내는 고객을 겨냥해 올리브영 매장 최초로 냉동고를 들여 아이스크림과 얼음컵 등을 판매한다.
스낵과 건강식품도 확대하고 '자갈치오지매' 등 밀락더마켓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상품도 마련했다.
올리브영은 주말과 저녁에 방문객이 집중됐던 이곳에 새로운 쇼핑 목적을 더해 평일과 낮 시간대로 유동인구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민락에서 약 10㎞ 떨어진 남포동에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공략하고 있었다.
지난달 28일 문을 연 '올리브영 남포 타운'은 지상 1~4층, 약 900평 규모다. 단일 매장 기준 전국에서 세 번째로 크고 비수도권에서는 최대 규모다.
매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널찍한 동선과 상품을 수십개씩 쌓아놓은 대형 매대였다.
매장 곳곳에서는 커다란 여행 가방을 든 외국인 관광객들이 같은 제품을 여러 개씩 바구니에 담았다. 스마트폰 번역 애플리케이션으로 제품 설명과 성분을 직접 촬영해 확인하는 모습도 쉽게 볼 수 있었다.
실제 지난달 28일 개점 이후 이달 9일까지 남포 타운 매출 가운데 외국인이 차지한 비중은 72%에 달한다. 이날 매장을 드나드는 고객 역시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었다. 방문 외국인은 중화권과 일본, 미국 고객 순으로 많다.
1층은 '빠르고 직관적인 쇼핑'에 초점을 맞췄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상품을 대규모로 진열해 매장 전체를 둘러보지 않더라도 주요 제품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했다. 계산대 앞에는 소용량 상품을 모아놓고 올리브영 자체 굿즈와 '딜라이트 프로젝트', '올더베러' 상품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외국인 응대를 위한 서비스 데스크도 별도로 운영한다. 교환·환불부터 증정품, 분실물, 상품 문의까지 한곳에서 해결한다. 4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하는 번역기도 활용한다.
매장 중앙에는 다양한 색조 제품을 한데 모은 체험형 공간이 넓게 자리했다. 립과 아이섀도 등 다양한 제품을 진열하고 곳곳에 거울을 비치해 자유롭게 제품을 테스트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고객들은 제품을 손등에 직접 발라보거나 거울에 얼굴을 비춰보며 색상을 비교했다.
'컬러핏'으로 자신의 퍼스널 컬러를 진단한 뒤 바로 주변 매대에서 자신에게 어울리는 색조 제품을 직접 비교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동선도 연결했다.
여기에 향을 직접 맡아볼 수 있는 프래그런스 공간과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를 모은 '럭스에딧', 미용소품까지 배치해 메이크업부터 향까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제품을 찾을 수 있도록 했다.
비수도권 올리브영 최초로 컬러렌즈 브랜드 '하파크리스틴'도 입점했다. 퍼스널 컬러 진단부터 메이크업, 향수, 렌즈까지 한 층에서 자신의 스타일을 완성할 수 있도록 구성한 셈이다.
특히 '테이스트 오브 코리아' 존에는 쌀과 마늘, 김치, 팥, 호박, 홍삼 등 한국적인 식재료를 활용한 제품이 한데 모였다. 일반적인 식품 매대처럼 상품만 나열하기보다 한국의 식문화를 하나의 테마처럼 둘러볼 수 있도록 꾸민 것이 특징이다.
가족 단위 외국인 관광객들이 아이들과 함께 과자를 살펴보거나 기념품을 집어 드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K뷰티를 사러 들어온 관광객이 먹거리와 기념품까지 한자리에서 둘러볼 수 있도록 쇼핑 범위를 넓힌 셈이다.
헤어·두피 관리 공간에서는 '스칼프스캔'으로 두피 상태를 직접 확인한 뒤 고민에 맞는 상품과 디바이스를 살펴볼 수 있다. 남성 고객을 겨냥한 맨즈케어 공간도 일반 매장보다 크게 마련해 스킨케어부터 헤어·바디·그루밍 제품까지 한데 모았다.
4층에서는 외국인 관광객의 높은 K스킨케어 수요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났다.
벽면을 채운 '마스크팩 라이브러리'에는 인기 상품과 대용량 제품이 한눈에 들어오도록 진열돼 있었다.
남포 타운에는 얼굴 피부를 진단하는 스킨스캔 3대와 퍼스널 컬러를 확인하는 컬러핏 2대, 두피 상태를 확인하는 스칼프스캔 1대가 설치됐다. 스킨스캔 기기 앞에는 자신의 피부 상태를 확인하려는 고객들의 대기 줄이 이어졌다.
스킨스캔을 마치면 피부 상태에 대한 분석 결과와 함께 각 고민에 적합한 성분과 제품까지 추천받을 수 있다. 한국어뿐 아니라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를 지원해 외국인 관광객도 별도의 설명 없이 자신의 피부 상태를 확인하고 상품을 고를 수 있도록 했다.
피부와 두피 상태, 퍼스널 컬러 등을 직접 확인한 뒤 바로 주변에서 관련 제품을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진단과 쇼핑을 하나의 동선으로 연결한 것이다.
비수도권 최초로 뷰티 컨설턴트도 배치했다. 예약을 통해 보다 심층적인 피부 진단과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올리브영이 부산에서 서로 다른 두 매장을 동시에 강화한 배경에는 빠르게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이 있다.
올해 상반기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4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산 지역 올리브영의 외국인 고객 수는 74.2%, 외국인 매출은 82.3% 늘었다.
지난 2008년 올리브영이 비수도권에서 처음 매장을 낸 도시 역시 부산이다. 이제는 남포동에서는 상품과 체험을 집약한 대형 매장으로, 민락동에서는 지역의 풍경과 문화를 녹인 특화 매장으로 각각 다른 방식의 확장에 나선 셈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부산은 글로벌 관광객이 집결하는 곳으로 K-뷰티의 세계화를 이끌어 갈 핵심적인 무대"라며 "지역 상권 고유의 매력과 고객 데이터를 결합한 오프라인 혁신을 지속해 비수도권에서도 올리브영이 K-관광을 대표하는 쇼핑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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