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서이현 인턴 기자 = 전 세계 금융시장을 짓누르는 고금리 기조가 단순한 통화정책이 아닌 재정적자 폭증과 국채 수급 왜곡에 따른 구조적 문제라는 분석이 나왔다.
10일 방송된 MBC라디오 '손에잡히는경제'에 출연한 김명실 iM증권 연구위원에 따르면 최근 시장 변동성의 뇌관으로 지목된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는 일본의 기준금리 인상과 엔화 가치 반등에서 비롯됐다. 싼값에 엔화를 빌려 전 세계 자산에 묻어두던 뭉칫돈이 빠져나가면서 자금 차입 비용이 뛰고 주식과 채권, 부동산 전반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흐름이 크게 움츠러들었다.
더 큰 뇌관은 미국의 장기 채권 금리를 밀어 올리는 구조적 수급 불균형이다. 김 연구위원은 라디오에서 "사실상 통화정책과 금리가 100%였던 시기는 끝났다"며 "통화정책은 더 이상 금리를 컨트롤 하기는 어려워졌고, 재정적 영향과 다른 이차적인 프리미엄이 금리 결정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
미국 정부의 재정적자 확대와 국채 발행 폭증, 전쟁과 물가 불안이 겹치며 만기가 긴 채권을 들고 있는 대가인 '기간 프리미엄'은 치솟고 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긴축까지 겹쳐 과거처럼 국채를 든든하게 받쳐주던 거대 매수 주체마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 매수 세력의 성격도 판이하게 달라졌다. 김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미국이라는 큰 형님이 나 이제 채권 찍을게 돈 쏴 줘 하면 일본, 중국, 한국이 비싸게 사 다 받아가던 구조였다"며 "근데 지금 상황은 많이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가격 계산 없이 물량을 받아주던 일본, 중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영향력은 줄어들었고, 그 자리를 가격에 극도로 예민한 헤지펀드 등 민간 자본이 채웠다. 미 재무부가 국채 바이백 조치를 넓히고 있으나, 새 채권을 찍어 기존 채권을 사들이는 '돌려막기' 구조여서 근본적인 채권 공급 과잉을 해소하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금융시장 역시 비슷한 구조적 수급 악화에 직면해 있다. 김 연구위원은 "지금의 고금리는 단순한 중앙은행의 금리 문제가 아니라, 미국·한국의 재정 확대와 국채 공급 증가, 수요 약화가 겹쳐 만들어진 ‘구조적인 고금리’ 문제다"라고 진단했다.
국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정부의 확장재정, 국채 공급 확대가 맞물리며 장기물 금리 부담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김 연구위원은 "올해 하반기에는 단기하시고, 내년부터는 금리 튈 때마다 분할 매수로 장기하라"며 일반 투자자들에게 당장은 3년 이하 단기채 중심으로 대응하고 장기채는 금리가 크게 뛸 때마다 쪼개어 사들일 것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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