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어가 덮친 '뜨거운 바다'…5년간 양식어류 1억2500만 마리 폐사

기사등록 2026/09/10 09:43:21 최종수정 2026/09/10 10:14:24

올해 1353만마리 폐사…고수온 피해 반복 '구조화'

고수온 강한 품종 전환·양식장 이전 등 대책 추진

[태안=뉴시스] 김금보 기자 = 고수온 경보가 이어진 6일 오후 충남 태안군 안면읍 해상 가두리양식장에서 어민들이 차광막 설치 및 폐사 어류 수거 작업을 하고 있다. 2026.08.06.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기후변화로 바닷물 수온이 오르면서 양식어가들의 고수온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5년간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가 1억2500만마리를 넘어섰고, 올해 들어서만 1300만마리 이상이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양수산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달 4일까지 고수온으로 폐사한 양식어류는 전국 455개 어가에서 1353만3000마리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피해 규모는 최종 조사가 끝나면 달라질 수 있다. 현재 집계된 피해는 어업재해대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또 지난 2022년부터 올해까지 5년간 누적 폐사량은 1억2504만8000마리에 달했다. 굴과 홍합 등 패류 피해까지 포함하면 전체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재산 피해도 적지 않다. 올해 피해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2022~2025년 고수온으로 인한 전국 양식어가의 피해액은 2055억6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어종별로는 조피볼락(우럭)의 피해가 컸다. 조피볼락은 15~18도 안팎의 수온에서 먹이 섭취가 활발하지만 수온이 23도 이상으로 올라가면 먹이 섭취량이 줄고, 25도를 넘으면 생리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넙치(광어) 역시 고수온 피해가 반복된 주요 품종이다. 2021년과 2023~2025년 등 네 차례에 걸쳐 피해 규모 상위 5개 어종에 포함됐다.

고수온 피해가 이어지면서 정부의 양식수산물 재해보험 국고 지원액도 증가하고 있다. 2021년 139억6800만원이었던 재해보험료 국고 지원액은 지난해 274억5400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는 8월 기준 271억2000만원으로 지난해 연간 지원액에 육박했다.

정부가 고수온 피해가 집중됐던 2023~2024년 이후 대응 장비 보급을 확대하고 긴급방류제도를 활용하면서 피해 규모가 다소 줄어들기도 했다. 하지만 고수온 현상이 해마다 반복되면서 일시적인 이상기후가 아닌 구조적인 위험으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1~7일 한반도 주변 해역의 평균 수온은 28.56도로, 2000년 이후 같은 기간 중 가장 높았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경남 통영 연안의 표층 수온이 2008년보다 2024년 약 1.7도 상승했다며 고수온을 '뉴 노멀'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부도 사후 보상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양식업의 구조를 바꾸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고수온에 강한 품종으로 전환하거나 상대적으로 수온이 낮은 지역으로 양식장을 옮기는 어업인을 지원하는 '기후변화 대응 시범양식지원' 사업을 올해 처음 시작했다. 올해 사업에는 37개소가 선정됐고, 한 곳당 평균 8400만원 가량의 국비가 지원됐다.

다만 고수온 피해가 발생한 뒤 보상하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문 의원은 "고수온은 더 이상 한철 이상기후가 아니라 양식어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상시적 재난"이라며 "피해가 발생한 뒤 보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수온에 강한 품종으로 전환하거나 양식 적지로 이전하는 데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재해보험의 보장 수준을 높이는 등 양식어가가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대응체계를 촘촘하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